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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곧 예산’…언론 뭇매에도 아랑곳 않는 쪽지예산 의원들
‘무한맷집’이 무서운 것은 맞는 사람보다 때리는 사람이 먼저 지치기 때문이다. 가끔은 ‘비판’을 칭찬으로 오해하는 ‘무한긍정’ 정신이 ‘무한맷집’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쪽지예산, 카톡예산, 민원예산에 대한 언론들의 ‘뭇매’가 집중돼도, 그들(국회의원)은 이를 ‘칭찬’으로 오해하며 예산국회를 사뿐히 통과중이다. 가공할 ‘무한긍정’ 모드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소위 및 소소위에까지 참여했다. 여야 각 2명씩 모두 4명으로 구성된 소소위는 예산안조정소위에서 보류된 안건들을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쉽게말해 예산과 관련해서만큼은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래서였을까. 그가 담당한 지역구에는 올해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으로 900억원의 돈이 증액된 것으로 알려진다. 강원도에 도로 놓는데 그만큼의 돈이 쓰여졌단 얘기다. 참고로 김 의원은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과 관련해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인양 안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눈먼 예산’ 따내기엔 여야가 따로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장병원 의원은 ‘광주-완도 고속도로 사업’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상임위는 물론 예결위 회의에서도 관련 질의에 집중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쪽지 예산’ 방지 차원이다. 상임위에서 논의됐었던 사안은 ‘쪽지예산이 아니다’는 여야 예결위 간사들의 편리한 해석 덕에 올해부터는 예산이 확정되는 각 단계마다 ‘질의 청탁’이 적지 않았다. 민원인들은 ‘상임위에서 질의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의원들은 기분좋게 질의를 한다. 그들이 질의 만으로도 기분 좋은 이유는 민원을 해결했다는 생색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 김 의원과 장 의원만 그럴까.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은 사하구 하단 지구가 상습 침수 구간이라면서 국비 25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채익 의원은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을, 노철래 의원은 동북권 대학에 국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가끔은 의원들의 의욕이 지나쳐 예산이 확정된 것처럼 보도자료를 내는 일부 의원들도 있다. 현재 예산안은 감액 심사까지만 마무리 된 상태로, 증액 심사는 26일 오후부터 시작된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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