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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한국 조선, 동남아에서 미래 찾다…한진重 ‘수빅조선소’ 롤모델 제시
- 인건비ㆍ자재비 절감하며 가격경쟁력↑…여기에 한국 조선 기술력 더해 경쟁력 강화
- 국내 조선소 인건비 비중 평균 25%, 수빅은 6% 불과…저렴하지만 수준높은 인력
- 그리스 선주사, 제품 만족도 높다며 5만 달러 인센티브 주기도
- 2010년 이후 흑자 행진 이어가…내년도 매출 목표 올 해보다 2억 불 상향



[헤럴드경제(필리핀 수빅)=박수진 기자] 25일 필리핀 수빅만.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늘어난 물량 덕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 모습이다. 안벽에는 컨테이너선 등 7척의 선박이 마무리 공사 중이고, 드라이도크에도 6척의 작업이 한창이다. 블록 단계 공정에 있는 물량도 11척에 달했다. 평소에는 도로로 이용되는 공간에까지 블록을 쌓아올릴 정도로 일감이 넘쳤다. 조선소 관계자는 “24척의 물량을 동시에 작업하다보니 빈 공간이 없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수빅조선소는 올 해 누적 매출액 50억 달러, 누적 수주량 100척을 돌파했다. 지난 4월에는 창립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조선소 10위(클락슨 집계 기준)에 등극했다. 올 상반기에는 처음으로 1만1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까지 수주했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암벽에서 컨테이너선 건조 작업이 한창이다.(위)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6도크에서 골리앗 크레인이 5400TEU급 컨테이너선의 선수를 들어 옮기고 있다. (아래) <사진=한진중공업>

1년 전만 해도 성장 가능성만 보였는데, 1년 새 실제로 엄청난 성장이 이뤄졌다. 지난 해 1만8000명 수준이었던 인력은 2만7200명(11월 기준)으로 불어났다. 곽근철 기획담당 상무는 “대형선이 많은 인력과 기술력이 요구되는 선종인 만큼 고용 창출 효과가 늘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빅조선소의 성과는 업황 침체로 적자에 허덕이는 국내 주요 조선사들에 상당히 의미있는 사건이다. 그동안 국내 조선사들이 해외에 세운 조선소는 적자를 키우는 애물단지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의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 수빅은 매년 3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성 면에서 영도조선소를 앞선지 오래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 등 국내외 주요 조선사들은 최근 동남아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수빅조선소의 성과는 주요한 롤모델이다. 필리핀의 경우 1인당 평균 임금이 30만원 수준으로 중국(100만원)에 비해서도 30% 수준이다. 국내 조선소의 전체 비용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5% 수준이지만 수빅조선소의 경우 6%에 불과하다. 노동집약산업인 조선업에서 인건비는 전체 가격을 좌우하는 요소인 만큼 인건비 절감은 매우 큰 경쟁력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관건은 기술력이다. 그래서 수빅조선소는 자력 수주를 하지만 수주 물량의 모든 설계는 영도조선소에서 진행한다. 이런 점을 눈여겨보는 선주사들이 늘면서 새롭게 거래를 맺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김중규 영업관리 담당 상무는 “올 해 상반기에 그리스 엠브리코스사가 발주한 6500TEU급 컨테이너선을 인도했는데 선주사가 품질이 매우 좋다며 계약 금액 이외에 5만 달러를 인센티브로 추가 지급했다”고 말했다.

수빅조선소의 내년 매출 목표는 올 해 보다 2억 달러 높인 11억5000만 달러다. 안진규 수빅조선소 사장은 “조선 업황이 좋지 않지만 대형 컨테이너선이나 원유운반선 등 대형선 시장을 중심의 전략적인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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