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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日 열도…‘제2의 동일본대지진’ 공포 확산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1998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일본 중부 나가노현의 평화로운 스키 마을이 지난 22일 규모 6.7의 강진에 폐허로 변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나가노현 하쿠바무라를 중심으로 41명이 부상하고 건물 54채가 전파되거나 반파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현지에서는 수색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두살박이 남자 아이가 무너진 가옥에서 극적으로 구조되는 소식도 잇따랐다.

그러나 이번 지진이 나가노현 북부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활성단층인 ‘가미시로(神城) 단층’의 일부가 움직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열도에 강진의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살아있다” 2살 남아 극적구조=나가노현 지진 피해가 가장 극심한 하쿠바무라 호리노우치 지구에서는 22일 두살 남아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지진 직후 현지에 급파된 코야마 류헤이 구조대원은 앞서 구출된 여성으로부터 “근처에 아이가 있다”는 말을 듣고 잔해 철수 작업을 즉각 중단했다.

코야마 대원이 정적이 흐르는 잔해더미에서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괜찮으냐”며 외치자, 그 순간 잔해 2~3m 안쪽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이가 있는 쪽을 향해 잔해를 제거해 나가자 이불 사이에서 아이의 오른발이 보였다.

일본 나가노현 지진 피해지역에서 2살박이 남자아이가 구조대원에 극적으로 구조되고 있다. [출처:아사히신문]

코야마 대원은 아이 주변으로 무너져 내린 기둥을 주민이 가져다준 작은 기중기로 제거해 틈을 확보한 후 아이를 무사히 구출했다.

30분간의 사투 끝에 구해낸 아이는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고, 구급차에서 무사귀환을 기도하던 어머니 품에 안겼다. 코야마 대원은 “주민들의 도움으로 아이를 구조해낼 수 있었다”며 공을 현지주민에 돌렸다.

아사히신문은 “호리노우치 지구의 무너진 가옥에서 구조대와 가족, 이웃이 합심해 7세대 총 26명을 구출해냈다”며 “주민들은 대피한 이후 자발적으로 구조에 동참해 사망자 제로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대피소에는 450명 이상이 모였다.

▶여진 공포, 흔들리는 열도=일본 열도에 여진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

나가노현 6.7규모 지진 이후 23일 오전 6시까지 진도 1 이상의 여진은 총 68회 발생했다. 24일 오전 6시 12분에도 나가노현 북부에 진도 4의 지진이 관측됐다.

일본 지진조사위원회는 이번 나가노현 지진이 “활성단층인 가미시로(神城) 단층의 일부가 움직인 것”으로 분석했다. 조사위는“여진이 남북 약 20km 띠 모양으로 분포해 가미시로 단층 위치와 거의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가미시로 단층은 혼슈 중앙부를 관통하는 최대 규모 8.0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이토-시즈오카 구조선 단층대’ 북부에 해당한다. 이토-시즈오카 구조선은 활동이 가장 활발한 후지산 인근까지 이어져 있어 일본내 지진 공포를 더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향후 1주일 정도는 진도 5의 강한 흔들림을 동반한 여진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며 “건물 붕괴나 토사 재해를 경계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나가노현과 이웃한 니가타현에서도 진도 5의 흔들림이 감지돼 일본내 최대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현내 카시와자키도 한때 경계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원전은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1년 진도 9.0의 동일본대지진을 경험한 일본 국민은 작은 흔들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시 동일본대지진은 전세계 4번째, 일본내 최대 규모 지진으로 기록되면서 1만8000명의 희생자를 냈다. 앞서 1995년 고베 대지진에서는 진도 7.3의 지진이 강타해 6424명이 사망했다. 이밖에 일본 지진 참사에서 가장 큰 피해를 낸 것은 1923년 발생한 관동대지진이다. 진도 7.8규모로 14만명이 희생됐다.

한편 환태평양 지진대인 ‘불의 고리’에 속해 있는 일본은 태평양 연안 남해 트로프(해저에 있는 가늘고 긴 계곡) 거대 지진도 우려하고 있다.

남해 트로프 거대 지진 발생할 경우 해일 등으로 와카야마 현에서 최대 9만400명, 오사카부 13만명, 효고현 2만9000명이 각각 사망할 것으로 추산됐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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