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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포럼] “지속 가능한 디자인 창출…왜? 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
Re-imagine! 디자인으로 삶을 재설계한다-세계 최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스 쉴
자유야말로 창의성의 기본
그 어떤것에도 의존하지 말아야

내가 본 한국은 ‘아시아의 호랑이’
예술·패션 산업 등 잠재력 무한정
변화 주저하는 다른 나라와 차별화



과거의 자동차 광고는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성능을 강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독일의 자동차 업체 BMW의 광고는 달랐다.

BMW 광고에는 제품에 대한 노골적인 홍보가 없었다. 공항의 전광판에 담긴 반으로 잘린 글자들은 바닥에 비치자 완전한 형태를 이뤄 자동차의 성능을 강렬한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또한 BMW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영화 제작을 시도했다. 이처럼 파격적인 광고 전략 뒤에는 디자이너 알렉스 쉴이 있었다.

쉴은 유럽 최대 독립광고회사인 서비스플랜(Servicepla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BMW를 비롯해 구글, 루프트한자, 레고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광고 제작을 맡아왔다. 


지난 2012년 프라하국제광고제(PIAFYS)에선 세계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hief Creative Officer)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는 26일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4의 연사로 나서 ‘산업,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주제로 강연하는 그는 본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끊임없는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쉴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왜?’일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이것이 왜 관련이 있는가?’, ‘어쩌다 이렇게 똑같이 보이게 됐는가?’ ‘왜 이것을 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쉴이 처음부터 광고업계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그는 학창시절 의사를 지망했지만, 독일의 통일과 그로 인한 사회의 변화는 그를 광고의 길로 이끌었다.

쉴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1989년 당시, 나는 베를린에 있는 예술고등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이후 베를린은 가장 뜨거운 장소로 부상했다”며 “4년 동안 베를린에서 지내며 숨 막힐 듯 굉장한 변화를을 겪는 동안 자연스럽게 광고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쉴의 첫 경력은 스프링어&자코비(Sringer & Jacobi)라는 광고회사였다. 그는 그곳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광고를 담당하게 됐다. 차를 좋아했던 그는 10여 년 동안 그곳에서 근무하며 역량을 발휘해 최고업무책임자(COO)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지만 구조조정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가 위기를 통해 깨달은 것은 자유의 소중함이었다.

쉴은 “2004년 스프링어&자코비에서 구조조정을 당할 뻔 했는데, 당시 이 결정을 내린 인물은 나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미국 뉴욕 소재 지주회사 쪽 사람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두 번 다시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며 “자유야말로 창의성의 기본이다. 그 누구에게도, 그 어떤 것에도 의존하는 삶을 살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쉴은 성공의 열쇠로 자신에 대한 신뢰를 꼽았다. 그는 “당신의 고객이 뭘 좋아하는지 너무 염려하지 말아라. 고객은 당신의 의견을 듣고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지 자신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사람을 원해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며 “결정은 고객이 하지만, 조언은 당신의 몫이다.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말하고, 자신이 말한 것을 행동하고, 자신과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믿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쉴은 한국을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표현하며, 디자인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한국의 예술, 디자인, 패션 산업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며 “사람들이 매우 열려 있으며 호기심도 많고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이 모든 것이 종합된다면 아직도 전통에 얽매어 변화를 주저하는 다른 나라와 확실한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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