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정홍원 국무총리는 23일(현지시간) 이집트가 추진 중인 원전 건설에 제안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메흘레브 이집트 총리가 배석한 가운데 알시시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데 이어 메흘레브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갖고 “우리의 원전 기술을 이전하고 이집트의 원전 인력 양성을 도울 용의가 있다”면서 이집트 원전건설 참여의사를 밝혔다.

알시시 대통령은 “한국이 원전 건설 제안서를 제출하면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제안서는 내년 3월쯤 원전 입찰이 공고되기 전인 1~2월쯤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이집트가 처음으로 건설하려는 원전 규모는 4000~6000메가와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건설 중인 200억 달러 규모의 원전 4기와 비슷한 것이다.

정 총리는 이날 회담에 배석했던 산업통상자원부 최경림 차관보에게 모하메드 하메드 샤케르 전력부 장관과 만나 즉각 후속조치 협의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최 차관보와 만난 샤케르 장관은 이집트 정부의 원전 건설 방침은 확고하며 내년 3월 총선 이후 입찰을 공고할 것이라는 세부 계획을 설명했다.

정 총리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살려 협력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한국이 북한 문제에 지혜롭게 대처하고 있다”고 한국의 대북정책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양국은 앞으로 경제협력을 강화하게 위해 외교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들이 참여하는 협력위원회를 조속한 시일 내에 구성하기로 했다. 총리 회담에서는 외교부, 산업부, 투자부, 전력ㆍ재생에너지부, 국제협력부, 주택부 장관 등 다수 각료들이 배석했다.

우리측은 이집트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경제발전 프로젝트에 기술ㆍ경험ㆍ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다수 참여할 수 있도록 이집트 정부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집트측은 수에즈 운하 확장 등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관심을 환영하면서 상하수도 건설 및 주택건설, 중소기업육성, 환경 분야 등에서도 한국 기업들과 호혜적으로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집트측은 한국의 경제ㆍ산업발전의 성공 스토리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프로젝트 참여 및 관련 투자 문제 등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정 총리는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이집트 내에서 투자와 설비를 계속 확장해오면서 경제발전과 고용창출에 호혜적으로 기여해 왔음을 설명하고 양국간 실질협력의 확대ㆍ발전을 위해 우리 기업들이 보다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투자환경 개선 및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이집트 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메흘레브 총리는 이에 대해 이집트 산업부 측에 한국 측과 관련사항을 협조해 조속히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정 총리는 2박3일 동안의 이집트 방문을 마치고 24일 모로코에 도착했다. 정 총리의 모로코 방문은 지난 1962년 수교한 뒤 52년만의 총리급 방문이다.

한편 정 총리는 지난 22일 경유지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영접 나온 미르지요예프 총리와 환담을 갖고 양국간 상호 실질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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