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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자, 월급쟁이보다 400만원 덜번다…하위 20% 자영업 소득은 일용근로자 수준
[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자영업자 가구의 연 소득이 ‘월급쟁이’ 보다 440만원 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기준 하위 20% 자영업자 가구의 경우 매해 1000만원도 벌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이 일용직 근로자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은퇴한 장년층이 우후죽순 자영업에 몰리고 이것이 과당경쟁과 직결되며 대다수가 문을 닫는 악순환 구조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21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가계의 지난해 연평균 소득은 5581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용근로자 가구소득 5992만원에 비해 약 440만원 적은 것이다.

2012년의 경우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은 5294만원, 상용근로자는 5757만원이었다. 자영업자와 상용근로자간 소득 격차가 1년간 비슷하게 유지된 셈이다.

문제는 자영업자 간 소득격차가 상용근로자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가구 중 소득 상위 20%는 연평균 1억2074만원을 벌어들였다. 상용근로자 소득 상위 20%의 1억371만원보다 1700만원 가량 높은 것이다.

중간 소득자들인 2~4분위에서는 자영업자와 상용근로자의 소득이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소득 하위 20%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은 연간 968만에 불과했다. 상용근로자 하위 20% 소득인 1185만원보다 200만원 가량 적은 것이다. 임시ㆍ일용근로자의 하위 20% 소득 960만원과도 별반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벌이가 임시직 근로자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은퇴 시기가 도래한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 생)나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 등이 별다른 준비없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과당 경쟁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몰려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실태가 이어지면서 ‘자영업 붕괴’ 현상은 가시화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2003년 27.3%에서 2013년 22.5%로 최근 10년간 5%포인트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자영업으로의 과잉 진입’과 ‘자영업의 영세화’가 결과적으로 자영업의 몰락을 가속화시키고 이것이 내수시장 회복에 장애가 된다고 보고 지난 9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창업-성장-퇴로 단계별 지원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묻지마 창업’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유망업종 중심의 준비된 창업을 유도하고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가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내용 등을 담았다.

주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자영업 창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에 대한 인위적인 억제정책을 써서도 안 되지만 단순한 금전적 지원도 경계해야 한다”며 “기업에겐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개인에겐 창업이 실패할 경우 취업 기회를 터주는 등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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