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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데이터> 은행들 4년간 외국인 주주에 3조 배당…국부유출 논란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은행들이 지난 4년간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해 준 금액만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기도 하지만 배당성향이 최고 83.8%에 이를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지분이 100%인 외국계 은행들이 악화일로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에 열을 내고 있어 해묵은 국부유출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SCㆍ씨티 등 6개 금융지주사는 지난 4년간(2010년~2013년) 외국인 주주들에게 모두 2조8283억원을 현금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배당금(4조4645억원) 중 63.5%에 해당한다. 금융지주사들보다 순이익이 배 가량 많은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들이 챙겨간 배당금(2조9841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유는 금융권에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와 씨티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율이 100%이고 하나(70.1%), 신한(64.5%), KB(63.5%)도 외국인 지분율이 60~70%에 이른다.

금융권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 비율) 자체가 높은 것도 이런 결과를 가져온 이유 중 하나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정부 지분 비중이 높은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배당성향이 10%를 넘는다. 2010∼2013년 실적 기준으로 신한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이 16.8∼20.5%를 나타냈고, KB금융지주는 11.3∼18.7%, 하나금융지주는 6.3∼14.0%였다.

외국계금융지주는 더 높다. 한국씨티금융지주와 한국SC금융지주는 이 기간 배당성향이 각각 13.9∼39.0%, 29.9∼83.8%에 달했다. 비금융 상장사인 삼성전자(6.9~12.0%) ,현대차(9.9~11.9%), 네이버(1.1~5.0%) 등과 비교하면 배당성향이 월등히 높은 셈이다.

특히 SC금융의 경우 2012년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음에도 배당금은 오히려 2011년 810억원에서 2012년 1200억원으로 늘려 국부유출 논란을 빚었다. SC금융은 올해 1~3분기 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1조2000억원을 주주배당으로 계획하고 있어 현재 금융당국이 관련 검사를 진행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적으로 배당을 가로막을 순 없지만 예금자 보호를 위해 적정한 수준의 배당을 권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금융권 고배당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의 경우 배당이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범위에 이뤄지더라도 건전성 유지 목적에서 금융당국이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면서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거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업계 평균보다 떨어지는 은행에 대해서는 당국이 적정 수준을 고려해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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