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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어라, 아자디의 저주<이란 원정경기 무승>…풀어라, 아시안컵의 恨<54년째 대회 무관>
슈틸리케號, 이란전 오심에 0-1 눈물
4차례 평가전서 다양한 전술 실험 불구
최적의 수비조합·골결정력 여전히 숙제
내달 최종명단 선발 ‘아시안컵체제’ 돌입



올해 평가전 일정을 모두 마친 축구 대표팀이 본격적인 ‘아시안컵 체제’로 전환된다.

월드컵 1무2패의 졸전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홍명보 감독의 뒤를 이어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4차례 평가전을 치러 2승2패의 성적을 거뒀다. 이번 중동 원정평가전에서 요르단에 1-0로 승리한 뒤 이란에는 골키퍼 차징 논란이 있는 골로 인해 0-1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55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전력상 노려볼 만 하다기보다는 대한축구협회가 슈틸리케 감독의 부임에 맞춰 내세운 목표다. 평가전에서도 드러났지만 아시아 최강 일본과 이란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 한다면 망상에 그칠 수 있다.

한국은 내년 아시안컵에서 호주, 쿠웨이트, 오만과 A조에 속했다. 아시안컵은 16개국이 4개조로 나뉘어 각 조 상위 2개 팀이 8강에 진출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결정한다. 슈틸리케 감독의 첫 번째 작업은 12월 9일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50명의 예비명단을 제출한 뒤 12월 30일까지 23명의 최종명단을 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지휘한 4차례 평가전을 통해 고른 ‘옥석’들을 코칭스태프와 협의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저울질을 할 예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국내파 선수들 위주로 K리그 구단들의 협조를 얻어 12월 중순께 K리그 선수만 먼저 소집해 훈련을 시작하고, 12월 29∼30일 사이에 베이스캠프가 차려지는 호주 시드니에 도착해 현지로 합류하는 해외파 선수들과 합쳐 본격적인 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옵션은 다양해졌으나 득점부재는 여전=슈틸리케 감독의 ‘팔색조’ 전술 실험은 이번 원정 2연전에서 계속됐다.

요르단 전은 대표팀의 열쇠로 통하던 기성용(스완지시티) 없이 치른 경기였다. 대신 한국영(카타르SC)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홀로 세웠고 이전 2경기에서 공격 재능을 검증받은 남태희(레퀴야)에게 수비적인 움직임까지 주문하는 실험을 했다. 이 같은 전술은 전반전 중반부터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한교원(전북 현대)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기성용 없이 거둔 승리는 남태희에게 허리를 맡긴 대표팀의 ‘플랜 B’가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 전개 과정에서 더욱 다양한 옵션을 쓸 수 있게 됐다.

이란전에서는 대표팀의 ‘플랜 A’ 4-2-3-1 전술이 가동됐고 안정감 있는 수비가 합격점을 받을 만 했다. 막판 오심으로 결승골을 내주지 않았다면 무실점이었다.

이처럼 슈틸리케호는 두 전술 옵션을 안정화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최적의 수비 조합은 찾지 못했고 골 결정력 문제도 그대로 남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요르단전에서 처음 가동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광저우 헝다) 중앙 수비 조합은 실패로 끝났다. 이란전에서 중앙 수비를 맡은 곽태휘(알힐랄), 장현수(광저우 부리)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나 이제 처음 발을 맞춘 상황이다.

낮은 골 결정력 역시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거리다. 박주영(알샤밥)이 오랜만에 복귀했으나 2경기에서 단 1개의 슈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란전 전반 이근호(엘자이시)를 최전방에 세우는 ‘제로톱’이 가동됐지만 득점은 없었다.

▶슈틸리케호 ‘베스트 11’ 윤곽 잡았다=대표팀의 ‘플랜 A’인 4-2-3-1 전술상 ‘중원의 핵’ 기성용은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용될 것이 확실시된다. 기성용의 짝으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부터 발을 맞춘 한국영이 유력하다. 이란 선수 서너명을 달고 다니며 골 찬스를 여러 차례 만든 손흥민도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에는 전성기 수준으로 기량을 점차 끌어올리는 이청용이나 요르단전에서 데뷔골을 작렬한 한교원이 번갈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2선 중앙에는 ‘황태자’ 남태희가 주전으로 나설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구자철은 백업 전력이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리는 아시안컵이 현역 마지막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차두리가 낙점받을 듯 하다. 아직 불안한 중앙 수비는 ‘베테랑’ 곽태휘와 장현수의 조합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근 1년간 계속된 골키퍼 주전 경쟁의 결말은 이란전에 나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승리로 끝난 듯한 분위기다.

골 결정력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중인 김신욱과 이동국 두 타깃형 공격수 가운데 한 명이라도 복귀할 수 있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복귀가 어려운 경우 박주영이 어부지리를 차지할 수 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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