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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보약되는 제철음식 <2> 도루묵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11월 이맘때 동해 바닷가를 가면 가장 많이 보이는 생선중 하나가 도루묵이다. 입안에서 오도독 씹히면서 톡톡 터지는 식감, 담백하면서도 비린내를 품지 않은 도루묵은 지금이 가장 맛있다. 산란을 준비하는 10~11월 초가 되면 살이 차 오르고 기름져 제 맛을 낸다. 올해는 늦더위 탓(?)에 산란기가 늦어져 이달 중순을 전후해 2주간 최고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도루묵은 산란 시기가 지나면 알 껍질이 질겨져 먹기가 거북스럽다. 산란을 끝낸 도루묵은 체지방이 다 빠져나가 맛이 급격히 떨어져 말리거나 냉동시켜 일년 내내 먹기도 한다.

통통하게 알이 꽉 들어찬 도루묵을 맛나게 먹는 법은 뭘까?


도루묵 맛을 제대로 즐기는 법은 뭐니뭐니해도 소금구이다. 굵은 천일염 소금을 살짝 뿌려 연탄 석쇠 위에서 구워낸 도루묵은 그 맛이 차지고 달다. 두툼한 알 사이사이에 있는 점액이 다소 퍽퍽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식감을 덜어 준다. 또한 도루묵 살은 결이 미끈해 목 넘김이 부드러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해먹는 도루묵 요리법은 찌개나 조림이다. 가을 무 등 채소와 함께 조리하면 도루묵 속에 많이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EPA나 DHA)를 잘 섭취할 수 있게 도와준다. 두툼하게 썰어낸 무를 냄비 바닥에 깔고 고춧가루, 다진 마늘, 풋고추, 설탕 등의 갖은 양념을 한 후 소금(집간장)으로 간을 해 끼얹어 주면 된다. 여기서 주의 할 점은 알이 꽉 들어찬 도루묵과 무에 양념간이 제대로 스미게 하려면 센 불에서 한 번 끓인 후 은근한 불에서 15분~20여분 정도 더 끓여줘야 한다.

세 번째 요리법은 도루묵식혜이다. 산란기가 지난 도루묵을 이용해 만드는 도루묵식혜는 과정이 좀 복잡하다.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도루묵을 소금에 주물려 물에 여러 번 씻어내 진액을 말끔히 제거한다. 이렇게 손질한 도루묵을 꾸덕꾸덕하게 말려 필요한 양만큼을 꺼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소금에 2~3시간 정도 절여 둔다.

도루묵식혜를 만들려면 먼저 고슬고슬하게 지은 좁쌀 밥과 아주 곱게 다진 고춧가루(고추장용), 그리고 소금에 절여 물기를 꽉 짜낸 굵은 무채를 준비해 둔다. 여기서 식혜의 맛을 좌우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엿기름’이다. 보통의 식혜는 시판되는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도루묵식혜에 사용되는 엿기름은 체에 한번 걸려낸 고운 것만을 사용한다. 준비된 재료(소금에 절여둔 말린 도루묵, 좁쌀밥, 고춧가루, 무채, 엿기름)을 큰 그릇에 담은 후 다진 마늘, 설탕과 함께 잘 버무린 후 물기 없는 깨끗한 항아리에 담는다. 3일~1주일 숙성기를 거치면 한겨율 훌륭한 칼슘 공급원이 된다.

약간의 귀찮음과 수고로움이 따르겠지만, 더 늦기 전에 가을별미 도루묵식혜를 담아보자. 계절에서 오는 헛헛함이 탁주 한사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 벌겋게 익어간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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