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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한라가 시흥 배곧신도시에 공들이는 까닭은?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아파트 분양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교 도서관을 옮겨놓은 듯한 이색 견본주택이 등장해 화제입니다. 지난달말 경기 시흥시 서해안로 405번지에 문을 연 ‘한라비발디 캠퍼스’ 견본주택 얘기입니다. 건물 내부에는 전용면적 71㎡A, 84㎡AㆍB, 119㎡ 등 총 4개의 유니트와 함께 아이비리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단지내 주민공동시설 ‘헬로우라운지’가 연출됐습니다. 

건물 연면적도 3300㎡에 달해 초대형 규모입니다. 업계에선 3.3㎡당 최소 200만원을 잡아도 건축비로 20억원은 들었을 거라고 얘기합니다. 이 견본주택에선 방문객을 대상으로 양문형 냉장고, 발광다이오드(LED) TV, 드럼세탁기, 로봇청소기 등 총 7000만원 상당의 경품까지 내걸었다고 합니다. 시흥시 정왕동 일대 배곧신도시 ‘한라비발디 캠퍼스’에 대한 한라의 성공 분양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앞서 한라는 서울대 시흥캠퍼스 등 교육을 특화한 배곧신도시를 알리려고 지난 4월 수억원을 들여 ‘배곧누리 한라비발디 문화관’을 열기도 했습니다. 또 현장 프레스투어와 교육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 개최, 단일 사업지로는 처음 내보낸 공중파 TV광고 등 분위기 띄우기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물음표가 생깁니다. 한라가 이처럼 배곧신도시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한라비발디 캠퍼스’는 오는 6일 2701가구를 시작으로 앞으로 총 3차에 걸쳐 총6300가구가 분양될 예정입니다. 규모가 크다보니 이 아파트의 총 예상 분양 수익은 약 2조원에 달해 한라의 지난해 연매출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더구나 한라는 지난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영업적자 2507억원, 당기순손실 4281억원을 기록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었습니다. 올 상반기엔 영업익 324억원, 순이익 43억원으로 흑자전환했으나 아직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갈길이 멉니다. 이런 한라에 배곧신도시 분양 성공은 경영정상화의 중대 전기가 될 수 있어 한라가 유난히 신경을 쓰는 것입니다. 

그럼 ‘한라비발디 캠퍼스’의 분양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분양 시장에서는 분양가가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초대형 단지라서 시흥시 자체 수요에만 기대를 거는 건 한계가 있다는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인근 외부 수요가 얼마나 유입되느냐가 성공 분양의 관건이란 얘기입니다. 


조재희 한라 건축개발사업본부 전무는 지난 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상담 내역을 분석해보니 타깃 수요층이 지역적으로 넓어지고 있다”면서 “애당초 시흥시 수요를 60∼70% 정도로 예상했는데, 서울 구로ㆍ관악구, 안산, 안양, 군포 등 다른 지역의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돼 고무적”이라고 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서울 접근성이 떨어져 서울이나 다른 수도권 지역에서 유입되는 수요는 제한적일 것’(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 ‘저렴한 분양가의 새 아파트에 갈증을 느끼는 시흥시와 인근 안산, 광명, 인천시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하다‘(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 등 의견이 갈립니다.

이와함께 낙후한 공단지대의 이미지를 벗고 교육 특화 도시로 거듭나려면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가 원활히 진행될 것인지도 예비 청약자들의 주 관심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김윤식 시흥시장은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대 시흥캠퍼스의 2018년 개교 방침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문제는 아직 캠퍼스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조 전무는 “서울대와 시흥시가 연내 실시 협약을 체결한 후 구체적인 이전 계획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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