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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 200일… “진실은 지금부터”
[헤럴드경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00일. 아직 9명의 실종자가 구조를 기다리고 있지만, 유족 측에서 먼저 ‘인양’이란 단어가 나올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사고의 직접 원인 제공자인 선장과 선원들은 1심 선고를 앞두고 있고,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된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은 사망했다. 아직 뿌리 뽑히지 않았지만 해운비리의 얼개가 드러났고, 무기력한 재난 대응으로 비난을 샀던 해경은 해체 수순을 맞고 있다.

하지만 유족들의 궁금증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왜 단 한 명도 구조할 수 없었는가. 그래서 거리로 나선 것이 여기까지 왔다. 많은 오해가 있었고, 피로감을 느낀 이들로부터 험한 얘기도 들어야 했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그토록 애끓게 했던 ‘세월호 3법’이 타결됐다. 유족들이 바라는 ‘진상규명’은 이제 시작이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아 유족들이 사태 진상규명의 의지를 새로이 다졌다.

“밤하늘 별이 되어버린 아이들과 어른들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1일 오후 2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정부 공식합동분향소앞에서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한 어머니의 인사말로 ‘세월호 참사 200일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과 시민 등 500여명은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묵념하는 순간부터 눈물을 쏟아냈다.

고(故) 김동혁 군의 어머니는 ‘천사들이 떠난 지 200일에 보내는 글’에서 “얘들아, 엄마·아빠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을 기다리며 또 다른 누군가의 행복이 빼앗기는 걸 막기 위해 거리로 나가 거친 길을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진실이 드러나는 그날까지 전진할 테니 너희들은 꿈에라도 찾아와서 너희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훗날 다시 만날 때까지 친구들과 사이좋게 기다려줘”라고 흐느끼며 글을 맺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진도에는 지금도 타들어가는 가슴을 부여잡고 버티고 있는 실종자 가족이 있어 여기 모인 시민은 실종자들이 어서 돌아올 수있도록 마음과 뜻을 모아주고 목소리를 내달라”며 추모사를 시작했다.

유 대변인은 “아무도 구조하지 않았다는 것 외에 밝혀진 게 없지만 앞으로 왜 아무도 구조하지 않았는지 밝혀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 대변인이 추모사를 읽는 동안 이날 오전 8시 발인식이 엄수된 황지현 양의 유족들이 황양의 위패와 영정을 가슴에 안고 합동분향소에 도착해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황 양의 넋을 기렸다.

이어진 추모식에서 생존학생 최모 양과 위모 군의 형은 생존 학생들이 유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최 양은 “수학여행에서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잃어버린 채 돌아왔지만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되도 친구들과 함께한 약속을 잊지 않겠다”며 편지를 읽는 내내 눈물 흘렸다.

이날 추모식은 묵념, 유족들이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노래, 추모사, 생존학생들의 편지 낭독 순으로 1시간 30여분간 진행됐다.

앞서 합동분향소 옆 경기도미술관 대강당에서는 가족대책위 등이 제작한 추모 영상이 상영됐고 합동분향소 앞에 나무로 지어진 성당 조형물에서는 사제가 꿈이었던 고 박성호 군을 기리는 미사가 열리기도 했다.

용인에서 온 이민우 씨는 “자식 넷을 기르는 아버지로서 가슴이 미어지는데 이번 참사가 시간이 갈수록 잊혀지는 것 같아 유족들에게 힘을 보태고자 찾아왔다”며 “사고가 왜 참사로 이어졌는지 성역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는 서울 청계광장으로 이동, 국민대책위와 함께 오후 5시 30분부터 열리는 세월호 참사 200일 범국민 추모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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