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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팀 막내일지①> 막내의, 막내에 의한, 막내를 위한 국회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2014년 11월 1일 토요일> 고백

#. 지난해 6월 대통령 선거개입 사건을 물타기 하려고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했다. 국회는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대화록 원본을 열람하기로 의결했다. 그런데 국가기록원에는 대화록이 없었다. 그때 나는 하리꼬미(경찰서 기자실에서 먹고 자면서 하는 취재)를 막 끝낸 민주당 출입 막내기자였다.

수습 안 되는 ‘수습기자’ 타이틀을 막 떼고 국회 출입기자가 된 지 1년하고 4개월 째. 지금은 새누리당 출입 막내기자다. 지난 대선기간 어깨 너머로 취재 비슷한 걸 흉내내던 6개월 인턴경험까지 더하면 매일 새벽 6시 국회로 나선 지 꼬박 2년이 됐다.

#. 그 동안 나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의 기사를 수도 없이 읽었다. 그리고 한없이 작아졌다. 먼 미래(라고 쓰고 ‘대권’이라 읽는다)를 보고 있는 정치인들의 밑바닥 수를 녹인 기사를 대할 땐 경외심 마저 든다. 무슨 기사를 쓰셨을까, 매일 찾아보는 어떤 선배의 문장은 오늘도 간결하다. 군더더기 하나 없다. 하고 싶은 말은 더할 나위 없이 명확하다. 나는 또 작아진다.


#. 부족한 내 글 솜씨를 탓하는 사이 나는 국회에서 완연한 가을을 세 번이나 맞았다. 그런데 기사 하나 쓰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머리를 쥐어뜯는 내 모습은 오늘도 변함이 없다. 그래서 조금 꾀를 냈다. 막내의, 막내에 의한, 막내를 위한. 지극히 ‘막내’의 시선에서 바라본 국회. 다듬어지지 않고 거친 시선이 담긴 내 생각을 ‘일지’라는 형식을 빌어 담아보기로.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내딛고 있는 20대 중반의 막내기자가 인생의 마지막 ‘꽃’을 피우려는 국회의원을 보는 시선은 엇갈리고 뒤틀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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