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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 허인회 “어제 망가지면서 많이 배웠다”
2라운드의 사나이라고 해야할까, 부모님이 안오시면 펄펄난다고 해야할까.

‘4차원 천재’ 허인회(27ㆍJDX)가 헤럴드ㆍKYJ 투어챔피언십 2라운드가 열린 31일 우천으로 중단되기 전까지 14개홀에서 4타를 줄이며 반등해 2연패의 불씨를 살렸다. 전날 3오버파에서 1언더파까지 스코어를 줄인 것.

허인회는 전날 열린 1라운드에서 잘 친 샷이 나쁜 라이에 떨어지고, 바람을 계산해 샷을 하는 순간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등 불운이 잇따르자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결국 3오버파의 부진한 성적으로 첫날을 마감했다. 지난 2주 동안 일본오픈과 한국오픈이라는 굵직한 대회에서 잇따라 예선탈락했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하지만 허인회는 폭우와 강풍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 수차례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4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발휘해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이날 전체 선수중 2라운드를 마친 팀이 단 한조에 불과했지만, 대회 2연패를 노릴 수 있는 발판은 마련한 셈이다.

허인회는 오후 4시 잔여 경기 중단이 결정된 직후 기자실로 들어서며 “우승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허인회는 “1라운드에서 정말 게임이 안풀렸다. 잘 맞았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볼은 엉뚱한 데 놓여있고 그래서 많이 흔들렸다”고 털어놨다. 또 “첫 우승했을때 그 대회가 없어져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를 해본 적이 없다”며 “이번이 첫 경험인데, 어제 나도 모르게 부담을 많이 가진 것 같다. 13언더 이상은 쳐야 우승할텐데라는 생각은 있는데, 타수는 못줄이니까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1m가 넘게 남은 파퍼트를 마크도 하지않고 대충 쳐서 보기를 범하고는 아버지에게 전화로 혼이 나기도 했다고.

하지만 2라운드 들어서는 달라졌다. “예선은 통과하자”는 생각으로 한타 한타 집중해서 치니 스코어를 줄여나갈 수 있었다. 허인회는 지난해 우승당시에도 첫날 1언더파로 주춤했으나, 둘째날 7타를 줄이면서 단숨에 선두권으로 올라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날도 게임을 치른 선수 중에서는 데일리베스트인 셈이었다.


허인회는 “이상하게 부모님이 경기장에 오시면 헤맨다. 이달초에 일본투어 기록을 세우면서 우승한 뒤 아버지가 일본오픈을 보러 오셨는데 예선탈락했고, 어머니가 오셨던 한국오픈도 1라운드 잘해놓고 2라운드에서 망가지며 탈락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고 마음먹는데 아버지를 무서워해서 그런가보다”라고 덧붙였다.

허인회는 “아마추어 당시 아버지가 캐디백을 매고 출전한 대회에서 해저드에 볼을 빠뜨리고, 다시 친 샷을 또 빠뜨리자 화가 난 아버지가 백을 놓고 가버려서 자신이 백을 든 채 경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우천으로 2라운드를 마치지 못한 이번 대회를 54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허인회는 “솔직히 따라가야하는 상황이라 한 라운드가 축소된게 아쉽다. 하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타수를 줄여서 2연패에 한번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제주=김성진기자withyj2@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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