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스도 겡키의 자질이 엿보이는 파이터가 있다. 탑FC 4 ‘에지오브프라이드’에 출전하는 조성원(27ㆍ부산 팀MAD)이다. 사실 그는 실력보다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먼저 팬들과 대면했다. 지난 8월 탑FC 3 전주대회에서 마지막 경기에 나선 그는 댄스음악에 맞춰 현란한 군무를 보여주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본 경기에선 1라운드 타격전에서 윤민욱에게 좋은 펀치를 허용하며 몰렸지만 2라운드에서 그라운드 게임으로 전환하며 삼각조르기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내 장내를 열광시켰다.
그는 이번 대회에선 페더급 4강 토너먼트의 한 축으로 한성화와 대결한다. 그는 “지난 대회 8강에서 KTT(코리안탑팀) 윤민욱 선수에게 많이 밀리다가 겨우 역전하며 승리했지만 이번 대회는 그런 ‘똥줄 타는’ 경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에선 팬 여러분들이 아슬아슬하게 느끼지 않도록 화끈하고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맷집이 좋다는 것을 첫 손에 꼽았다. “맞는 것을 즐기는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맞아서 안 아픈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남들보다 큰 것을 잘 견단다”고 했다. 특기는 “최대한 묵직하고 아프게 그리고 변칙적으로 찬다”는 킥이다. 난타전이 가능한 강한 맷집에 현란한 킥 솜씨도 갖췄으니 퍼포먼스를 하기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이번엔 어떤 퍼포먼스를 선보일 것이냐는 질문에 조성원은 “미리 알려줄 수는 없지만 당연히 준비하고 있다”며 “살짝 힌트를 주자면 ‘조커(Joker)’다. 즉, 승리카드를 들고 있는 사람은 나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원은 이번 대전 상대로 결정된 한성화에 대해서는 “타격, 레슬링, 그라운드 이 세 박자가 고루 갖춰져 있고 힘, 기술, 체력 모두 좋은 웰라운드 파이터”라고 호평했다. 그는 그러나 “MMA는 전략이 중요한 스포츠인 만큼 우리팀 수장 팀매드 양성훈 감독의 귀신같은 전략으로 반드시 승리를 하리라 확신한다”며 결코 승리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스스로 밝혔듯 스도 겡키와 같은 퍼포먼스 파이터가 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다. “링 안팎 어디에서든 상대와 함께 즐기고 팬들과도 소통하는 파이터가 되고 싶다. 시간이 흐른다면 격투기 캐스터나 격투기 라디오방송, 격투기 인터넷방송, 영화 등을 제작해보고도 싶다.”
스도 겡키는 대단한 선수였다. 그가 그 이름을 이으려면 퍼포먼스와 실력 모든 면에서 납득가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고 양 감독에게 핀잔을 듣기 일쑤지만, 실력 향상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이다. 운으로 4강에까지 올라왔다고 겸손해 하는 그가 스스로 “실력이 많이 올라왔다”고 말할 수 있는 때가 된다면 그 때 조성원의 진가는 드러날 것 같다.
yjc@heraldcorp.com
TOP FC 4 ‘Edge of pride’
11월15일(토) 오후5시30분 잠실 올림픽홀
메인 7경기 -84kg 미들급 : 김재영(인천 노바 MMA) VS 모이제 림본(푸켓 탑 팀)
6경기 -66kg 페더급 : 한성화(전주 퍼스트 짐) VS 조성원(팀 매드)
5경기 -66kg 페더급 : 김동규(부천 트라이스톤) VS 최영광(노바MMA)
4경기 -70kg 라이트급 : 강정민(동천백산) VS 마이클 안(코리안 탑팀)
3경기 -70kg 라이트급 : 김동현(팀 매드) VS 손성원(프리)
2경기 -61kg 밴텀급 : 박한빈(부천 트라이스톤) VS 정한국(팀 매드)
1경기 -77kg 웰터급 : 허민석(동천백산) VS 김한슬(코리안 탑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