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콘텐츠 홍수 속 소비자 호기심 자극하는 ‘티저 마케팅’ 재주목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콘텐츠 홍수 속 소비자 호기심 자극하는 ‘티저 마케팅’ 재주목

요즘 소비자들은 신문, 방송 등 매스미디어는 물론 SNS, 메신저 등 각종 채널로부터 유입되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특징으로 말미암아 주목도나 매력도가 떨어지는 콘텐츠는 그 것이 만들어지기까지 쏟아 부은 시간과 정성에 관계 없이 소비자들로부터 순식간에 잊혀진다.

이에 기업들은 다양한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제품 구매 등의 행동을 유발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티저(Teaser) 마케팅’이다.

티저 마케팅은 ‘애태우거나 안달이 나게 한다’는 사전적 의미처럼 제품의 스펙(디자인,가격) 등 중요한 정보를 숨긴 메시지로 소비자들에게 최대한의 호기심을 유발해 확실한 인식을 남기고 다음 광고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전략이다.

최근 한 종편 채널이 메인 뉴스를 개편하며 선보인 티저 광고가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는 등 기업은 물론 영화업계, 음반업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티저 마케팅을 진행해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등 긍정적 효과를 거둔 사례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KT의 기가캠페인 티저마케팅[사진=제일기획 제공]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티저 광고 히스토리=티저 광고의 시초가 어떤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에서는 1913년 유명 담배 브랜드 ‘카멜’의 지면광고가 최초의 티저 광고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1903년 황성신문에 광고를 뒤집어 게재한 시계 광고, 1923년 한 일간지에 물음표와 함께 ‘보아라 내일! 무엇이 날까?’라는 카피를 게재한 ‘별표 고무화’ 광고, 1960년대 캉캉걸들이 헝가리안 랩소디에 맞춰 춤을 추면서 “캉캉이 뭔지 아세요?”라고 물으며 호기심을 자극한 국제스타킹(일명 캉캉스타킹) TV 광고 등이 티저 광고의 원조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티저 광고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 꾸준히 활용되어 왔으며 국내에서는 2000년도를 전후해 크게 성행 했다.

1999년 신비한 느낌의 무명 모델을 등장시켜 독특한 비주얼 광고를 선보인 SK텔레콤의 TTL, 2000년 초 강남, 신촌 등 거리 곳곳에 ‘선영아 사랑해’라고 쓰여진 벽보를 붙여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여성전문 포털 마이클럽 등이 티저 광고 호황기를 이끈 대표 사례다.

▶진화해서 돌아온 ‘티저’=그러나 과거 티저 광고들의 경우 소비자의 호기심 유발 측면에 있어서는 확실히 큰 성과를 거뒀으나 브랜드 노출 이후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지하는 데 실패한 사례도 많았다.

이에 최근 선보이고 있는 티저 광고들은 과거 실패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소비자의 궁금증 유발에 그치지 않고, 후속 마케팅이나 실제 제품을 통해 그 궁금증을 뛰어 넘는 반전과 보상을 제공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를 공개하기에 앞서 ‘필기’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주는 티저 영상을 선보인 바 있다. (영상링크 : http://youtu.be/RzTT7AIO3lA)

갤럭시노트4의 주요 기능인 S펜을 강조하는 티저 영상으로 제품 기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실제로 한 차원 진화된 S펜을 탑재한 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의 기대에 충분한 보상을 해줌으로써 티저 광고가 이번 신제품 마케팅에 있어서 ‘잘 끼운 첫 단추’ 역할을 했다.

또한 최근 티저 광고들은 소비자들이 과거에 경험해 봤거나, 진부하게 생각할 수 있는 포맷을 피하고 타깃에 적합한 새로운 포맷을 활용해 몰입도 높은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특징이 있다.

전통적인 게릴라 현수막이나 벽보 등이 오늘날까지도 티저 마케팅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뮤직비디오, 영화 등의 콘텐츠에서 포맷을 빌려와 콘텐츠의 경계를 넘나드는 티저 광고로 몰입과 궁금증을 동시에 유발하고 있다. 지마켓의 G9는 걸그룹 댄스 영상 버전의 티저 광고로, 빈폴아웃도어는 멜로 영화 예고편 스타일의 티저 광고로 인기를 모았다.

KT의 ‘기지국수가 품질이다’ 티저광고[사진=제일기획 제공]

▶최근엔 어떤 티저가 눈길을 사로잡았나?=한글날인 지난 10월 9일 강남대로. 제법 쌀쌀해진 가을 날씨 속에 뉴질랜드 마오리족 전통 의상을 입은 공연단이 우렁찬 목소리로 게릴라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강남대로를 비롯해 인사동, 홍대, 신촌 등 서울의 핫플레이스에서 마오리족의 전통 춤 하카(Haka)와 유사한 안무로 10분 가량의 짧은 공연을 펼쳤다. 공연 후에는 “대한민국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공연이다”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져 서울 도심에서 휴일을 즐기던 시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 이벤트는 kt가 기가인터넷 서비스를 상용화하며 새롭게 선보인 ‘GiGA(기가) 캠페인’의 티저 마케팅이었다.

서비스 이름인 ‘기가(GiGA)’에서 모티브를 얻어 기(氣) 살라기 퍼포먼스로 호기심을 먼저 자극한 후, 최근 기가인터넷의 혜택을 보여주는 광고를 온에어하고 오프라인 체험 이벤트를 선보이는 등 소비자의 호기심을 서비스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하고 있다.

kt는 지난 8월 중순에도 ‘기지국수가 품질이다’라는 타이틀의 티저 광고를 선보였다.

깨끗한 물, 촘촘한 망으로 만들고 세 곱빼기 서비스까지 준다며 맛깔스런 ‘기지국수’를 소개한 이 광고를 본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식품업체의 신제품 광고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광고는 통신기업 KT가 자사의 광대역 LTE 기지국 규모(개수)를 강조하기 위해 만든 티저 광고였다.

KT는 소비자들에게 쉽고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음식인 국수를 등장시키고 ‘주파수’, ‘전국망’ 등 통신 서비스와 관련한 언어 유희를 선보이며 티저 광고의 효과를 높였다.

실제로 이 광고 영상은 유튜브 공개 3일만에 조회수 50만 건을 돌파하는 등 ‘기지국수’ 의 정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켜 이 후 마케팅을 진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영상링크: http://youtu.be/QKnzt22Aogk)

빈폴 아웃도어가 새 캠페인에 앞서 7일 선공개한 티져 영상도 화제를 모았다.

모델 김수현이 아련하고 애절한 표정으로 설원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어딘가 슬픔에 잠겨 있는 장면에 ‘애절하고 가슴 아픈 감성멜로’ 라는 카피가 어우러진 티저 영상은 한 편의 멜로 영화 예고편을 보는 듯 해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약 3분 30초에 달하는 브랜드 필름의 예고편 격으로 공개된 티저 영상은 본 캠페인에 대한 기대감과 메인 제품 ‘도브다운’ 의 인지도를 동시에 높이는 역할을 했다. (영상링크: http://youtu.be/m7G3aeGbVYI)

소비플랫폼 어플리케이션 YAP(얍)은 출시 전후 시점에 진행한 광고, 퍼포먼스 등 공격적인 티저 마케팅으로 주목 받았다. 현명한 소비 플랫폼을 지향하는 YAP은 ‘I am not stupid’라는 화두를 던지며 총 8편의 티저 광고를 제작했다.

이 티저 광고들은 영화 ‘변호인’을 제작한 양우석 감독을 비롯해 작품 별로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유명 CF감독이 투입돼 독특한 영상미와 도발적인 카피로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이 중에는 소비자의 뇌리에 임팩트를 남기기 위해 만든 5초 분량의 초(超) 단편 광고도 있다. YAP은 이 같은 티저 광고뿐만 아니라 고공 외줄타기, 팝핀 군무 등 이색적인 오프라인 이벤트도 다수 진행하며 서비스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영상링크: http://youtu.be/8euXHcp0_BI?list=UUN2FusgPAt6fROl25S9KIDQ)

제일기획 박현정CD는 “성공적인 티저 마케팅을 위해서는, 주목도 높은 티저 영상만을 고집하는 1차원적 전략 보다는 게릴라 이벤트 등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병행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일상에서도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 다음 단계는 소비자의 궁금증을 적기에 확실한 정보로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궁금증을 너무 오래 끌 경우 캠페인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심할 경우 반감이 생길 수 도 있다”고 말했다.

tig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