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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처해 주세요” 탄원 물결…‘샐러리맨 신화’ 강덕수회장 선고 영향 받을까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샐러리맨 신화’ 강덕수 전 STX 회장이 천문학적 금액의 횡령ㆍ배임, 사기대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선고기일(30일)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의도된 범행이라는 검찰 주장과 결과적으로 손해가 발생했을 뿐 당시 회사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판단이었다는 강 전 회장 측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탄원 물결이 이어지고 있어 선고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 전 회장은 회사 돈 557억원을 횡령하고 계열사 자금 2841억원을 개인회사에 부당지원하고, 2조3000억원대 분식회계를 통한 9000억원대 사기대출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그가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황임을 예상하면서도 자금을 끌어와 STX건설, 포스텍 등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분식 회계 또한 직접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회장 측은 당시 채무 변제가 모두 가능한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 주식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합법적으로 했던 선택이었고 분식 회계에 대해서도 재무상태표 등을 근거로 공모한 바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법조계는 최근 사법부의 엄벌 기조에 따라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강 전 회장도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9월 사법부는 병세 악화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이재현 CJ 회장에게도 징역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1조3000억원 사기 혐의 등 ‘동양사태’로 법정에 선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CEO로서는 유례가 없는 징역12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강 전 회장의 경우 대표적 혐의인 557억원 횡령의 양형기준은 기본 징역 5년~8년, 가중하면 7년~11년이다.

다만 강 전 회장에 대해 선처해달라는 탄원서가 잇따르고 있어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최근 STX그룹의 협력업체 모임인 구 STX멤버스의 83개 회원사 대표들은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법조계에선 이것이 선고 결과 자체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분위기 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탄원서가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대체로 절도 등을 저지른 피고인에 대해 가족들이 앞으로 잘 선도하겠으니 선처해 달라고 하는 등 재범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 판단되는 경우”라면서 “강 전 회장의 경우는 재범 가능성과는 연관이 없어 영향력을 크게 점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 전 회장은 1998년 당시 퇴출 위기에 놓인 쌍용중공업을 사재 20억원을 털어 인수한 뒤 조선기자재, 조선, 해운의 수직계열화로 재계 12위 그룹의 반열에 올려놔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조선, 해운산업의 장기 침체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현재는 모든 지분과 경영권을 잃은 상태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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