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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뉴엘 채권은행 “대출 심사 문제없었다” vs 무보 “부실심사다”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돌연 법정관리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전업체 모뉴엘이 수출채권을 부풀려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채권을 매입한 은행들과 채권을 보증해준 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 간 보상을 놓고 책임공방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받아야 할 서류는 모두 챙기는 등 여신심사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인 반면 무보 측은 “은행 측이 서류에만 치중한 부실심사를 했다”며 맞서고 있다. 은행들은 무보 보증 여신에 대해서는 100% 회수를 자신하고 있지만 무보측 입장도 만만치 않아 결과가 주목된다.

일부 포함돼있는 신용대출 여신의 경우는 회수 지연 및 손실이 불가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말 기준 모뉴엘의 금융권 총 여신 6100억원 중 대부분인 5900억원이 은행권 여신이다. 매출채권에 의한 여신이 가장 많고 일부는 신용ㆍ담보대출이 포함됐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1470억원 정도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 1165억원, 외환은행 1100억원, 국민은행 760억원, 농협은행 740억원 등이다.

기업은행은 1000억원 이상이 무보 보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TF팀을 꾸려 확인한 결과 당시 여신심사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받아야 할 서류는 다 받았고 서류 자체의 위험요소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서류 자체가 가짜일 확률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업체의 경우 은행이 현장을 확인할 방법이 없고 확인할 의무도 없다는 입장이다. 선적의 사실여부는 무보의 역할이며 무보가 선적여부에 대한 보증을 해준 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 대출해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은행측 주장이다.

산업은행도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총 여신 1165억원 중 3000만 달러(한화 약 317억원)를 무보 보증으로 대출해줬다.

산업은행 측은 “서류 자체가 가짜인 매출채권은 발견되지 않았다. 심사에는 문제가 없었던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무보에 보상금을 청구할 예정“이라며 ‘100% 회수’를 자신했다. 신용대출 등 일반 대출로 빌려준 640억원은 포괄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일부 손실은 불가피해보인다.

모뉴엘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도 일부 손실이 예상된다. 외환은행 측은 총 1100억원의 여신 중 850억원이 무보 보증이고 12억원은 담보대출이다.

이외 농협은행이 총 740억원(무보 보증 550억원)을 모뉴엘에 대출해줬고 하나은행은 모뉴엘의 자회사인 잘만테크에 32억원을 신용대출해줬다.

은행들은 빠른 시일내에 채권단을 구성해 공동대응할 방침이다.

반면 무보는 “은행들이 현장을 확인하지 않았다”며 부실심사를 주장하고 있다. 무보 관계자는 “모뉴엘이 은행으로부터 발급받은 수출 실적 확인서를 토대로 보증을 서 줬다. 모뉴엘의 수출 거래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는 은행들이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보증서 자체가 법적 효력이 있는 만큼 무보가 불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금융당국은 모뉴엘의 가공매출 혐의가 확인되면 은행들을 대상으로 부실여신 심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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