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텍스트로 연극ㆍ뮤지컬 미리 만나는 낭독 공연 인기…모집 7초만에 마감도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본공연 전 대본을 미리 공개하는 낭독 공연들이 참가자 모집을 시작하자마자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극ㆍ뮤지컬 제작사들은 낭독 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반응을 미리 살펴보며, 관객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3시 서울 신정동에 위치한 CJ아지트는 리딩(reading) 공연 ‘좀비 컴퍼니’를 보러온 관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CJ문화재단은 연극ㆍ뮤지컬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마인즈’를 통해 매년 6~7편가량의 작품을 선정해 리딩 공연을 실시하고 있다.

리딩 공연이 끝난 뒤 관객 및 공연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해 완성도를 높인 다음 투자사나 제작사를 유치해 정식 공연으로까지 이어지게 하고 있다.

그간 크리에이티브마인즈를 거쳐간 뮤지컬 ‘풍월주’ ‘여신님이 보고 계셔’ ‘비스티보이즈’ 등은 대학로에서 정식으로 개막해 인기를 끌었다. 크리에이티브마인즈 선정작들이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리딩 공연 관객 모집시 보통 2시간안에 마감이 끝나고 있다. 리딩 공연은 두차례 열리며 각 회당 100여명을 모집한다. 



이날 ‘좀비컴퍼니’ 공연의 경우 배우들이 검은색 정장을 입고 붉은 꽃 장식을 가슴에 단채 무대 위에서 1막 대본을 읽고 넘버(삽입곡)들을 들려줬다. 무대 한쪽에서는 기타, 드럼, 키보드 등 연주자들이 라이브로 연주했다.

‘좀비컴퍼니’는 일류 절반 이상이 좀비가 된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좀비를 사람으로 바꿀 수 있는 백신을 독점 공급하는 프레스의 대표인 보스와 노동 착취에 시달리는 좀비들의 갈등, 좀비 와이와 보스의 수양딸 유리의 로맨스 등을 코믹하게 그렸다.

이날 낭독 공연에는 뮤지컬 ‘쓰릴 미’의 에녹, ‘살리에르’의 문성일,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전예지 등 내로라하는 뮤지컬의 주연 배우 등 7명이 출연했다. 일부 배우들은 대본을 들고 읽었지만 와이와 유리역을 맡은 배우들은 대사를 모두 외워 키스하는 장면, 눈물 흘리는 장면 등을 실제 공연에서처럼 실감나게 연기했다.

무대와 객석 간의 간격은 한 뼘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가까워 노래를 마친 배우들의 가쁜 숨소리까지 들려왔다. 한몸에 남녀가 존재하는 샴쌍둥이 연기를 하면서 웃음을 참느라 입술을 꼭 깨문 오키도키역의 문성일의 보며 관객들은 “큭큭큭” 거리기도 했다.

앞서 지난 18일 LG아트센터 리허설룸에서 열린 연극 ‘사회의 기둥들’ 낭독 공연도 참가자 40명 모집 당시 7초만에 마감이 끝났다. 오는 11월 19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사회의 기둥들’는 헨릭 입센의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책으로도 소개된 적 없을 정도로 낯선 작품이라 관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낭독 공연은 관객들이 개막 전 작품을 미리 감상할 수 있고, 텍스트만 듣고서 무대에 올랐을 때의 장면 등을 상상해볼 수 있다는 점 등이 매력이다.

‘좀비컴퍼니’와 ‘사회의 기둥들’의 경우 각각 1막, 1~3막까지만 공개하고 결말은 보여주지 않았다. 결말이 궁금한 관객들은 ‘본공연 사수’를 해야 한다. CJ문화재단에 따르면 관객 설문조사 결과 “리딩 공연이 정식 공연으로 제작됐을 때 관람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평균 90% 이상이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좀비컴퍼니’ 리딩 공연을 관람한 김수나씨는 “1막만 봐서는 사회 풍자극인지 코미디극인지 잘 모르겠고, 본공연에서 좀비의 규모는 몇 명이나 될지 등이 궁금해서 실제 공연이 된다면 보러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ssj@heraldcorp.com



[사진제공=CJ문화재단, LG아트센터]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