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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외자유치 로드쇼, 실제 투자금은 ‘반토막’
-1~7월 FDI 신고액 36억9600만弗 불구 도착액은 18억 7200弗

-투자분야 제조업 거의없고 금융ㆍ보험에 몰려 국부유출 우려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서울시가 매년 상ㆍ하반기 해외 주요도시를 돌면서 외자유치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실제로 들어오는 투자금은 사전 신고액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분야도 금융ㆍ보험업에 쏠려 있어 ‘국부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7월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은 36억9600만달러(597건)지만 실제로 들어온 자금(도착액)은 신고액의 절반 수준인 18억7200만달러(50.6%ㆍ531건)에 불과했다.

외국인직접투자는 지난 2012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신고액 대비 도착액이 70% 수준에 그쳤다. 연도별로 보면 신고액 대비 도착액 비율은 2010년 79.5%, 2011년 63.0%, 2012년 97.2%, 지난해 73.7%로 집계됐다.

신고액만큼 투자하는 외국인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고를 미리 했다가 국내외 경제여건이 변하면서 투자를 지연하거나 신고액보다 낮게 투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고 후 3~4년간 들어오지 않은 자금은 사실상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정부가 외자 유치를 장려하면서 관련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과거보다 실제 투자가 빨리 이뤄진다”면서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2년 이상 투자하지 않은 외국인은 앞으로도 투자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외자유치활동이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즉 ‘MOU 성과내기’에 급급한 나머지 MOU를 내실있게 이행하고 투자를 이끌어내는 일은 뒷전이라는 얘기다.

외국인직접투자가 금융ㆍ보험업에 집중된 것도 문제다. 올해 서울시에 투자한 외국인의 사업별 도착액을 보면 금융ㆍ보험업이 38.7%(7억26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비즈니스서비스업 30.9%, 제조업 12.3% 순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금의 금융ㆍ보험업 비율은 2010년 34.6%, 2011년 37.9%, 2012년 38.7%로 꾸준히 오르다 지난해 45.5%(20억65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금융ㆍ보험업은 ‘이자놀음’으로 비교적 쉽게 거액을 벌 수 있는데다 한국에서 번 돈을 재투자하지 않고 자국으로 갖고 가기 때문에 국부 유출이 우려된다. 과거 외환은행 대주주였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국내에서 5조원 이상 수익을 내고 그대로 철수하면서 불거진 ‘먹튀 논란’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조업이 경기도나 지방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외국인직접투자가 금융ㆍ보험업으로 쏠리는 현상이 있다”면서 “정보통신기술(IT) 서비스 분야로 외자유치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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