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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 브랜드를 지배하는 자…세계의 富를 지배한다
식탁에서, 옷장에서, 거실에서, 도로위에서…가치 1조6000억달러 ‘2014 글로벌 100대 브랜드’ 거부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취재팀= 홍승완 기자] 길거리를 걸어가는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베르나르 아르노가 누군지 아느냐”고 물으면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있는 사람은 몇명도 안될 것이다. 하지만 ‘갈색 가죽에 살구색 패턴으로 새겨진 알파벳 V와 L의 조합’을 보여준다면 열 명 중 아홉 사람은 그게 무엇인지 안다. 바로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모노그램이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바로 그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을 소유한 프랑스의 LVMH그룹의 오너다. 전세계 거의 모든 여성들이 동경하는 루이비통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이지만, 모국인 프랑스 정도를 제외하면 일반 여성들이 그를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는 브랜드 뒤에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포브스가 추산한 재산은 293억 달러 우리돈으로 30조원에 육박한다. 브랜드를 통해 지구촌 여성들의 욕망과 감수성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 장벽의 철폐와 정보화 시대의 도래, 신흥부국들의 등장으로 브랜드의 위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탁에서, 옷장에서, 거실에서, 도로위에서 세계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늘어날수록 상상할 수 없이 큰 돈을 벌어들이는 부자들의 숫자도 늘고 있다.

이달초 발표된 인터브랜드의 ‘2014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의 주인을 살펴보면 이들이 축적한 부의 크기가 어마어마함을 알 수 있다. 글로벌 5위 브랜드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재산은 796억 달러에 이른다. MS의 주요 제품인 윈도우8(최초 출고가 기준)을 무려 18억3400만장 이상 팔아야 빌 게이츠 만큼의 돈을 벌 수 있다.

세계인의 아침을 깨우는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은 우리돈 4100원이지만, 그 주인인 하워드 슐츠의 재산은 2조2000억원이 넘는다. 아메리카노 5억4000만잔의 가격과 맞먹는다.

코카콜라의 최대주주이자 재무적 투자자인 버크셔해서웨이의 최대주주인 워런 버핏의 재산은 671억 달러. 우리돈 1300원 내외인 코카콜라 500ml 보틀을 545억병이상 살 수 있는 액수다. 전 지구인이 콜라를 9병 가까이 마실 수 있다. 


대한민국 최고 부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의 자산 112억 달러로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4 1240만대를 살 수 있다.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손에 쥐고 있는 인물들도 많다. ‘자동차 제국’ 폴크스바겐 그룹의 경우에는 폴크스바겐(31위), 아우디(45위), 포르쉐(60위) 등 3개의 브랜드가 100대 브랜드 안에 포함돼 있다.

34위와 93위를 차지한 맥주브랜드 버드와이저와 코로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두 회사는 모두 안호이져 부쉬 인베브(AB InBev)사가 소유하고 있다. 당신이 어떤 맥주를 마시건 그 돈의 일부는 이 회사의 오너인 호르헤 파울로 레만(214억 달러)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셈이다.

글로벌 브랜드가 창출하는 부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브랜드의 위력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과 시대의 변화속에 많은 브랜드들이 부침을 겪는다. 10년 전인 2004년의 세계 최고 브랜드는 코카콜라였다. 그 뒤를 MS, IBM, GE, 인텔, 디즈니, 맥도날드, 노키아, 토요타, 말보로 등이 이었다. 이 가운데 ‘톱10’을 지키고 있는 브랜드는 6개 뿐이다. 인텔, 디즈니, 노키아, 말보로가 순위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에 애플, 구글, 삼성전자, 메르세데스 벤츠가 차지했다. 모바일 혁명이 가져온 세계인의 삶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추락하는 브랜드에는 날개가 없었다. 10년 전 세계 9위 브랜드이던 노키아는 올해 98위로 떨어졌고, 세계적인 웰빙 바람에 밀린 담배 브랜드인 말보로는 100위 밖으로 추락했다.

패션 명품 브랜드들은 약진했다. 루이 비통을 비롯해, 구찌, 에르메스, 프라다, 버버리, 랄프로렌, 휴고 보스 등 7개가 올해 100대 브랜드에 포함됐다. 보석 장신구 류의 명품 브랜드인 카르티에와 티파니까지 합하면 총 9개의 명품소비재 브랜드가 순위에 포함됐다. 세계인의 삶을 지배하는 전체 100개 브랜드 가운데 약 10%가 명품 브랜드인 셈이다.

동시에 값싸고 합리적인 SPA(제조ㆍ유통 일괄 의류) 브랜들의 약진도 이뤄지고 있다. 21위를 차지한 H&M이나 38위의 자라는 10년 전만해도 상위권에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이제 세계인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덕분에 자라의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Amancio Ortega)는 세계 4위 부자가 됐다. H&M의 창업자 테판 페르손(Stefan Persson) H&M 회장의 자산은 86억 달러에서 302억 달러로 4배 가까이 늘었다.

변화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100대 브랜드들의 대부분은 ‘부자들에게 점점 더 비싸게 물건을 팔거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많은 세계인에게 물건을 팔거나’, ‘차별화된 IT 기술을 기반으로 전에 없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의 세 카테고리로 수렴하고 있다. 어중간한 품질과 가격, 철학의 브랜드들이 설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세계 8위의 무역강국’ 대한민국은 이제야 겨우 3개의 브랜드(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를 글로벌 100위 이내에 진입시켰다. 갈길이 멀다.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꿈꾸는 많은 한국 기업가들의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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