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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네바 합의 20년 됐지만…“우린 여전히 북한을 몰라”
갈루치 前 美특사 세미나서 언급
21일은 제네바 합의가 나온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협상 최전선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주역들은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여전히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주최로 열린 ‘제네바합의 20주년 세미나’에 참석한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는 “1994년에 우리는 북한에 대해 무지했고, 2014년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제네바 합의가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깨진 이유가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정을 보장받으려는 북한의 핵 개발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북핵특사도 당시 합의가 북한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나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붕괴 가능성이라는 신화는 제네바합의와 관련해 다뤄야 할 유일한 신화였다”며 “지금도 북한을 이해하지 못하고 모르는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을 계기로 당시 일부에서는 북한 정권이 곧 붕괴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북한 정권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보즈워스 전 특사는 당시 북한 붕괴론에 대해 “정권 내부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였다”고 풀이했다.

그의 지적은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0여일 동안 종적을 감추자 신병이상설, 실각설 등이 나돌며 곧 북한이 붕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 현재에도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제네바합의 당시 외무부 장관으로 활약했던 한승주 전 주미대사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북한 문제에 대한) 상황이 변한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을 학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1994년 10월 21일 미국이 북한에 중유를 제공하고 경수로를 건설해주는 대신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기로 한 제네바합의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2002년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을 시인한 데 이어 2003년 1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가 이어지면서 제네바합의는 결국 백지화됐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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