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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풀 꺽인 부동산 다시 거래공백?… “호가 오르니 추격매수 안해”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정부 새 경제팀의 규제 완화 드라이브로 활기를 띠던 주택시장이 다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는 이미 이달 초부터 가격 하락이 가시화됐고 이달초까지 활발하게 거래됐던 일반 아파트도 최근 들어 거래가 주춤하다.

전세 시장도 재건축 이주 단지 인근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물건 부족 현상은 여전하지만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서는 안정된 수준이어서 매매거래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막바지 가을 이사철이 무색할 정도로 매매시장에 거래 공백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개포 주공1단지는 이달 들어 호가가 3000만∼4000만원씩 하락했다. 이 지역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부담이 큰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데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달 들어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며 “지난달에 가격이 오르며 분위기가 뜨는 것 같더니 다시 꺾였다”고 말했다.


최근 재건축 사업으로 뜨겁게 달아오르던 서초구 반포, 잠원 일대도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재건축 이주를 앞둔 한신 5차와 한양,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한신 6차 등이 최근까지 강세를 보였으나 이달 들어 거래가 주춤하다. 연초부터 9월까지 가격이 많이 올라 매수자들이 눈치를 보며 더 이상 추격매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

9.1대책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던 목동 일대 분위기도 안정을 찾고 있다. 아직 호가는 유지되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형국이다.

이 지역 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구입에 관심은 있는 듯한데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 구매 열기는 확실히 식었다”며 “지금은 팔 사람도 금액을 낮추려 하지 않고 살 사람도 비싼 값에는 안 사려고 해 거래 공백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거래가 이어지던 일반아파트 시장도 최근 가격이 오르면서 매수세가 줄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에 거래 공백이 본격화되면서 새 경제팀 출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주택경기가 다시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래 공백이 길어지면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출 수밖에 없고 집값도 하락한다. 전세 매물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지난해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어 전세 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현안 법안을 서둘러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 위기로 국내 경제도 위협받고 있어 부동산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국내외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지고 주가가 곤두박질 친 상황이어서 부동산 시장도 장담할 수 없다”며 “강력한 추가 규제 완화와 후속 입법 등의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어렵게 살려놓은 시장이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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