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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값싼 유럽산 생활용품의 대(大) 역습…중국산 보다 싸다?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유로-원 환율에 한-EU FTA(자유무역협정)를 등에 업고 유럽산 생활용품의 파상공세가 거세다. 심지어 중국산 저가 생활용품과의 가격역전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대형마트 등 유통가엔 저가 중국산 자리에 유럽산 생활용품이 자리를 틀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납용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시장에 유럽산 상품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다용도 수납함, 세탁 바구니 등 소형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중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해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유럽산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 유럽산 상품의 가격은 중국산 동일 규격 상품보다 30~40% 가량 높았으나, 차츰 가격 차이가 좁혀지다 최근에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10% 가량 더 저렴해졌다”고 말했다.


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대량 규격 생산이 가능한 휴지통, 수납함 등 청소욕실ㆍ인테리어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세탁 바구니(25ℓ)’의 가격을 살펴보면 2010년에는 유럽산이 7900원으로 중국산(5400원)과 큰 차이를 보였으나, 올 들어선 유럽산이 5800원으로 중국산 6800원 보다 오히려 1000원 가량 싸졌다.

이같은 유럽산과 중국산 생활용품의 가격역전 현상은 유로-원 환율과 한-EU FTA로 생활용품 수입 관세가 철폐돼 유럽산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경우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유로-원 환율이 2011년 1500원대에서 올 들어서는 1300원대로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원 환율 하락은 유럽 상품 수입시 원가 절감이라는 이점을 안겨주면서 유럽산 상품의 수입이 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17일 기준으로 유로-원 환율은 1366.72원으로 전년(1453.35원) 대비 6% 가량 하락한 반면, 중국-원 환율(173.56원)은 전년(174.34원) 대비 0.4% 하락해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큰 유럽산 상품의 원가 절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2011년 7월 발효된 한-EU FTA로 기존 6~8%였던 생활용품 수입 관세가 철폐된 것 역시 유럽산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중국산 상품은 기존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최저 임금은 5년 새 2배 가량 뛰었고, 2013년 상승률 역시 18%에 달하는 등 인건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여기에 위안화 강세까지 겹치며 원가 상승 요인으로 이어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따라 대형마트에서도 유럽산 생활용품이 중국산을 대체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의 유럽산 생활용품 매출은 5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해 6배 가량 신장했고, 품목 수는 50여개에서 180여개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소싱 국가도 3~4개 국가에서 현재는 10여개 국가로 한층 다양해졌다.

롯데마트는 이에따라 올해도 지난해 보다 유럽산 생활용품의 물량을 작년보다 2배 가량 확대했으며, 영국, 스위스 등 새로운 국가의 상품 운영을 선보이는 등 유럽 국가 상품 소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한편, 이맘때면 여름철 의류 및 침구 정리와 가을맞이 집단장 용도로 수납함, 바구니 등의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고려해 롯데마트는 오는 29일까지 유럽에서 직수입한 수납용품을 시중가 대비 2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스위스 생활용품 1위 업체의 ‘로쏘 다용도 리빙 박스(13ℓ)’를 6800원에, 영국 리빙 수납 전문브랜드의 ‘스트라타 다용도 수납함(28ℓ)’을 9800원에 판매한다

이를 위해 롯데마트는 지난 2월 세계 최대 가정용품 박람회인 ‘프랑크푸르트 춘계 소비재 박람회’에 참석해 상품을 살펴보는 한편, 유로-원 환율이 가장 낮았던 7월 말, 8월 초에 직소싱으로 구매해 원가를 최대한 절감했다.

남흥 롯데마트 글로벌소싱팀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 유로화의 약세가 국내에는 원가 절감 효과로 이어져 유럽산 상품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적극적인 소싱을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양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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