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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몰입교육 학교 없나요?…열혈맘들 ‘이머전 삼천지교’
당국 ‘선행학습 금지’ 방침 불구
학부모 커뮤니티 정보공유 활발…“사실상 방과후 수업…” 단속 애매



“이머전(영어몰입교육) 되는 사립초등학교를 찾습니다…. 이사라도 가야 하나요?”, “00초등학교는 방과후 형태로 영어몰입교육을 전교생에게 시행하고 있어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 온라인 카페에 게시된 질문과 답변이다.

이 학교는 방과후수업시간에 전교생에게 영어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택사항이지만, 사실상 방과후 수업이 모두 끝난 후에 셔틀버스가 운행되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방과후 영어 수업을 들을 수 밖에 없다.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사립초등학교의 입학설명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처럼 영어몰입교육을 시행하는 학교에 대한 정보공유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일부 학교에서 편법으로 영어몰입교육을 여전히 운영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교육 관계자에 따르면 교육 당국은 올해부터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의 수업 시간에 영어몰입교육(수학, 과학 등 영어 이외의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방식)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선행학습금지법이 본격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사립초등학교에서는 편법으로 영어몰입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각 초등학교가 영어몰입교육을 운영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는 방과후시간에 영어몰입교육을 진행한다. 이 학교 관계자는 “방과후가 선택사항이긴 하지만 등록금에도 포함돼있고, 셔틀버스도 방과후수업이 끝난 후에 운영된다”며 “사실상 모든 학생들이 영어몰입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각 초등학교는 최근 입학설명회를 통해 교육 방식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소수의 신청자만 참석할 수 있는 입학설명회에서 금지된 영어몰입교육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지를 알리고 입소문을 내는 것. 최근 한 초등학교 입학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는 “학급은 일반반과 영어반으로 구분되며 영어반은 정규수업시간에 과학 등을 영어로 가르친다고 들었다”며 “A학교는 영어수업이 10시간이라던데, 수업시간이 다소 부족한 듯하다”고 했다.

이처럼 일부 학교들에서 공공연히 영어몰입교육이 진행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학교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는 부작용도 생긴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이 최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14년도 사립초등학교 학교 납입금현황’자료를 보면 일부 사립초등학교의 경우 등록금이 700만~10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고액 학비에도 불구하고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공교육에서 금지된 영어몰입교육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등록금이 가장 비싼 서울 우촌초등학교는 지난해 8월 서울시교육청의 영어몰입교육 금지처분에 반발해 서울행정법원에 효력정지를 신청했고, 당분간 영어몰입교육을 지속할 수 있다. 이에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촌초가 ‘영어몰입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로 알려져 인기가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을 단속할 방법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후 수업의 경우 법으로 금지된 게 아니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며 “영어몰입교육 금지에 대한 법안 자체가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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