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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화폐 잠식하는 5만원권…시중돈 70% 육박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5만원권이 한국 화폐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액권인 5만원권은 출시 5년만에 벌써 전체 화폐량의 70%에 육박했다.

문제는 유통의 원활함과 투명성을 보여주는 환수율(중앙은행의 공급화폐량 대비 회수비율)이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말 현재 5만원권의 화폐발행잔액은 48조99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9월과 비교할 때 1년새 9조2592억원이나 증가한 규모다. 장수로는 9억8000만장으로 전년동월대비 1억8500만장이 늘었다.


9월 기준 전체 화폐발행잔액은 71조641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조7518억원이 늘었는데 5만원권 증가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로써 시중에 풀린 전체 화폐 중 5만원권의 비중이 68.3%를 기록, 곧 7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액권 중심의 화폐 수요 증가는 주요국의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또 미국 등 선진국들의 최고액권 화폐 비중도 70~80%로 높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의 최고액권인 100달러의 비중은 작년 말 기준 77%에 달한다. 일본의 1만엔도 87%를 차지한다.

그러나 속도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100달러와 1만엔은 각각 1914년, 1958년에 도입돼 최소 50년이 지났다. 5만원권은 발행이 시작된 지 6년도 채 되지 않았다.

환수율도 차이가 현격하다. 100달러의 환수율은 작년말 기준 82%다. 유로존의 최고액 화폐인 500유로도 지난해 환수율이 100%를 넘겼다. 


반면 5만원권의 환수율은 바닥 수준에서 멈춰 있다. 2010년 41.4%에서 2011년 59.7%, 2012년 61.7%로 높아졌지만 지난해 48.6%로 50% 아래로 내려간 뒤 올해 들어서는 20%대까지 추락했다. 1~9월 환수율은 24.4%로 작년(48.0%)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화폐사용이 지나치게 5만원권에 쏠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7일 국감에서 5만원권 환수율 하락 원인에 대해 “저금리로 현금보유 성향이 높아진 게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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