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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빈국 네팔 오지의 커피농부가 말하는 공정무역…“소중한 희망을 얻었어요”

  • 기사입력 2014-10-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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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네팔 농민들이 자신의 생활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그 동안 잘 몰랐던 커피 가격이나 유통 구조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가격 협상력도 커졌어요. 공정무역을 통해 농민들이 깨어나 희망을 찾은 거죠.”

17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공정무역기구-아시아(WFTO-ASIA) 서울 컨퍼런스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네팔의 공정무역 운동가 프라찬다 만 슈레스타 씨는 공정무역이 네팔 농촌에 작지만 의미있는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와 함께 방한한 네팔 중부 굴미지역의 커피농부인 크리슈나 프라사드 판다(44) 씨와 카트만두 북동부 신두팔촉의 여성 커피농부 먼두 타파(28) 씨는 “공정무역이 커피 재배 농민들에게 대단한 만족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만족감은 세계 최빈국 네팔에서도 가장 열악한 삶을 살아가는 현지 농민들의 고단하고 절망적인 삶과 비교할 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을 만나 공정무역이 그들의 생활과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네팔 중부 굴미지역의 커피농부인 크리슈나 프라사드 판다(왼쪽부터)와 공정무역 운동가 프라찬다 만 슈레스타, 신두팔촉의 여성 커피농부 먼두 타파 씨가 아름다운커피 매장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최빈국 농촌에 희망을 준 공정무역=먼두가 활동하는 신두팔촉에선 2100가구가 커피를 생산하고 있으며, 580가구가 공정무역 협동조합에 참여하고 있다. 그녀는 300그루의 커피나무에서 연간 900kg의 커피를 생산한다. 평균적인 규모다. 판매가격은 kg당 60루피로, 연간 5만4000루피(약 55만원)의 수익을 낸다. 1인당 국민소득이 500달러 정도인 네팔에선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전에는 kg당 45루피에 판매했는데, 60루피로 30% 이상 가격이 높아졌습니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돈을 지급하기 때문에 생활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 (한국의 공정무역 단체인) ‘아름다운 커피’에서 유기농 인증을 지원해주고, 농업기술과 가공기술, 가공 장비를 지원해 주고 있어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관계, 판매처를 갖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죠.”

크리슈나가 활동하는 굴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2700가구가 커피농사를 짓고 있으나 농가가 산지에 흩어져 있어 농민들에게 공정무역을 이해시키고 확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참여 가구는 약 600가구. 네팔 정부에서 kg당 50루피에 수매하고 있지만, 정보에 어두운 농민들은 중간 도매상에게 그 이하로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공정무역은 여기에 희망을 주었다.

“올해 공정무역 커피협동조합을 별도로 만들었고, 여기에 참여하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어요. 한국의 지원으로 조합에 원두 껍질을 벗기는 탈피기구와 크기에 따라 원두를 분류하는 분별기를 설치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엄청난 변화죠.” 

공정무역 단체인 아름다운커피의 ‘히말라야의 선물’ 생산자인 크리슈나 프라사드 판다와 먼두 타파 씨가 15일 한국의 해피머니아이엔씨 임직원들에게 공정무역 지원에 대한 감사 표시로 자신들이 생산한 커피와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모두에게 공정한 무역은 가능할까=네팔 공정무역의 현자로도 불리는 프라찬다는 공정무역이 상품교역의 공정성 차원을 넘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경쟁하지 않고 서로 이해하고 협력함으로써 상호 도움이 되는 새로운 관계의 출발이라고 강조한다.

“네팔의 공정무역은 아주 초보적인 단계로, 굴미나 신두팔촉은 그 선구자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협력하고, 배우고, 돕는 관계,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 농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중간 도매상들에 휘둘리던 농부들이 가격이나 거래구조에 대해 알고, 활동에 참여하면서 역량이 커지고 있어요. 거래의 투명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WFTO에 따르면 전세계 70여개국 400개 이상의 단체가 세계공정무역기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750만명의 생산자가 이를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전체 세계무역 규모에 비하면 아주 미미하고 무시할만한 규모다.

하지만 그것이 절망에 빠져 있던 네팔 오지의 농민들에게 의미 있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곳 농민들에게는 거창한 세계무역의 변화보다 한국의 커피 소비자, 공정무역 단체와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가 더 중요한 것이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2007년 <모두에게 공정한 무역>이라는 저서를 통해 현재의 세계무역 제도는 빈국의 희생을 볼모로 부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제도라며 FTA(Free Trade Agreement)를 새로운 FTA(Fair Trade for All)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무역제도의 최대 희생자인 저개발국 농민들에게 공정무역은 무엇보다 큰 희망이다.

공정무역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을 이해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 ‘착한 소비’를 실천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그 작은 희망이 큰 희망으로 변할 것이다. 이번에 서울에서 열리는 공정무역 컨퍼런스는 그것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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