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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한에 엔저 설상가상… 對일본 식품 수출 비중 25%대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혐한 기류와 엔저의 영향으로 한국 농수산식품의 대일본 수출이 고전을 겪는 사이, 일본이 우리 식품 수출 대상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5년 사이 1/3에서 1/4로 줄어들었다. 일본 수출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조만간 한국 식품 제1의 수출 시장 자리를 다른 나라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aT) 따르면, 일본으로 수출하는 한국 주요 농수산식품 10개 품목 가운데 2개 품목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올해 수출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다.

일본 수출 품목 중 금액 기준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참치는 올해 7월까지 1억3545만 달러 어치가 수출돼 1억5318만 달러를 수출했던 지난해에 비해 11.6% 감소했다. 2011년 한해 동안 8680만 달러가 팔리며 정점을 찍은 이래 꾸준히 수출액이 떨어져온 김치도 올해 7월 현재 전년 동기에 비해 12.4% 줄어든 3538만 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의 일본 비중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중국, 동남아 등 신흥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동안, 일본 내 혐한 기류와 엔저로 인해 대일본 수출이 주춤했던 탓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한국 식품 수출액의 1/3 가량을 차지했던 일본은 이제 1/4 수준에 그치고 있고 조만간 1위 자리마저 내줄 전망이다. 사진은 일본 오사카의 대표 전통시장인 쿠로몬 시장의 전경.

이밖에 파프리카(-5.0%), 화훼류(-42.5%), 소주(-14.6%), 막걸리(-32.9%), 라면(-28.3%), 김(-10.2%) 등의 수출액이 줄줄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다.

다행히 제3맥주(9.4%) 등 가격이 높은 가공식품과 굴(13.0%) 같은 품목에서 지난해까지의 수출 하락세를 뒤집은 덕에 전년 대비 전체 품목의 일본 수출실적은 마이너스를 면할 수 있었지만, 1.8% 소폭 증가에 그쳤다. 농수산식품 전체 수출 실적이 6.5% 상승했다는 점과 지난해 대일 수출이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원전 사고가 났던 2011년 이후 일본의 농식품 수입이 계속 확대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시장 내 한국 농식품의 입지가 약화된 정도는 더 크다.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입산 김치의 일본 시장점유율은 2010년 15.9%에서 지난해 12.7%까지 떨어졌으며, 올해에는 11.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개의 품목별로 현지 수급 구조의 변화, 소비자 기호의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지만 큰 기류는 역시 혐한과 엔저다. aT 관계자는 “혐한 분위기 때문에 현지 유통업체들이 한국 상품을 꺼리고 있어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엔저의 영향으로 한국 상품이 가격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타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농수산 수출 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일본은 2009년만 해도 전체 시장의 32%를 차지했지만 이후 해마다 줄어 올해 8월 현재 25.6%를 점하고 있다. 그 사이 한류의 영향으로 아세안(ASEAN), 중국 등의 대체 시장에서 선전하며 점유율이 각각 10.8%와 11.8%에서 16.9%와 15.2%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시장에서 공고히 1위 자리를 차지해왔던 일본이 조만간 중국이나 동남아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며 “일본에 대한 의존을 탈피해 수출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존에 우리가 확보했던 시장이 축소되면서 그런 구조 변화가 나타나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aT 관계자는 “환변동 보험 등을 통해 엔저극복에 노력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혐한이라는 정치적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며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의 냉동채소 수입이 급증한 사례 등을 연구해 일본산 농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 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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