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안전’에 발목 잡힌 제2롯데…3전4기 ‘조건부 승인’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제2롯데월드 저층부 조기개장을 꿈꿨던 롯데 측의 발목을 잡은 것은 ‘안전’이었다. 지난해부터 초고층부(타워동) 공사장에서 인명사고와 화재사고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을 자초한 것이 화근이 됐다. 여기에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슈로 부각됐다.

서울시가 2일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내주기까지 4개월이 걸렸다. 당초 롯데 측은 ‘가정의 날’ 특수를 노리기 위해 ‘5월 조기개장’을 계획했지만 세월호 사고가 터지면서 6월9일에 임시사용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는 신청서를 접수한 뒤 ‘시민자문단 구성→미비사항 보완→프리오픈(pre-open)→추가 점검’을 거치면서 안전 및 교통대책을 꼼꼼히 점검했다. 특히 각 분야별 교수, 전문가 등 23명으로 꾸려진 시민자문단의 역할이 컸다.

시민자문단은 지난 7월 자문회의와 현장점검을 거쳐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관련 미비사항을 보완하도록 의견을 냈고, 서울시는 그대로 롯데 측에 통보했다. 타워동 공사장 안전대책과 교통개선대책, 피난방재대책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 7~8월 휴가시즌 대목을 기대했던 롯데 측의 계획은 좌절됐다.

롯데 측은 그러나 한달 후인 8월에 보완서을 제출하고 9월 추석연휴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제2롯데월드 인근 석촌지하차도 싱크홀(지반 침하)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석촌호수 수위 저하 문제도 떠올랐다. 제2롯데월드 공사와 상관없다는 설명에도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결국 ‘프리오픈’이라는 유례없는 조치가 내려졌다. 임시개장은 또다시 미뤄졌다. 서울시는 당시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승인 관련 보완조치된 사항은 적합한 것으로 검토됐다”면서 “그러나 시민들이 안전 및 교통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만큼 건물을 개방해 시민들이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리오픈 기간동안 시민 2만3756명이 제2롯데월드를 찾았다. 이 때부터 여론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대기업 길들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책임을 피하기 위해 시민 뒤에 숨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왔다. 임시개장이 4개월간 미뤄지면서 중소 입주업체의 경영난과 지역 주민의 고용난도 가중됐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실무부서에서는 일찌감치 ‘승인’ 의견을 냈지만, 관련부서에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조건부 승인’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도 결국 비판 여론을 의식한 고육지책이라는 지적이다.

ip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