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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내렸는데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라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는데도 은행의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들이 시장금리 하락을 상쇄하려고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가산금리를 대폭 올렸기 때문이다. 결국 은행들의 수익성 확보에 소비자들만 ‘봉’이 된 셈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25%로 0.25%포인트 내리자 금융당국은 은행의 여신 담당 임원들을 불러 금리인하 효과를 가계 대출금리에 즉각 반영하라고 당부했다. 은행이 대출금리를 낮춰 가계의 빚 부담이 줄면 그만큼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올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금리를 연 3.35%에서 3.59%로 0.24%포인트 올렸다.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만기까지 원리금을 나눠 갚는 주택담보대출로, 가계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농협은행도 같은 종류의 대출 상품 금리를 3.31%에서 3.5%로 0.19%포인트 올렸고, 기업은행은 3.3%에서 3.41%로 0.11%포인트 높였다.

기준금리가 인하됐는데도 대출금리가 올라간 것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금리는 보통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하는데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에 연동하지만, 가산금리는 은행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금리 인상 폭이 가장 컸던 외환은행은 지난 7월 0.6%포인트였던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지난달 1.06%로 무려 0.46%포인트나 올렸다. 농협은행과 기업은행도 가산금리를 각각 0.20%포인트, 0.1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하효과를 가산금리 인상으로 상쇄시킨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은 결국 수익 목표를 미리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가산금리를 조정한 결과”라며 “이런 행태를 보이면서 서민금융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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