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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벨TOP 다시 쌓는 오뚝이 역사…사재혁 “난 지옥 다녀온 도전자”
런던올림픽서 치명적인 팔꿈치 부상
7번의 수술 · 재활 이악물고 이겨내
한국역도 자존심 85kg급 金 도전



바벨을 들며 버티던 중 팔꿈치 뼈가 빠지는 끔찍한 부상.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노렸던 2012 런던올림픽은 악몽 그 자체였다. 탈구된 그의 팔을 보고 관중들은 비명을 질렀고, 관계자들은 ‘끝났다’며 고개를 저었다. 장장 7시간의 대수술을 받았다. 팔이 잘려나가는 듯한 고통이 뒤따랐다. 심지어 그를 수술했던 주치의도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함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돌아왔다. ‘오뚝이 역사’ 사재혁(29ㆍ제주도청·사재혁)이 2014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번 최정상에 우뚝 선다.

심각한 부상을 딛고 돌아온 사재혁은 지난 해 전국체전 77㎏급 3관왕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뒤 올 6월 역도선수권 85㎏급 3관왕에 올라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 사이 숟가락조차 들기 힘들던 수렁을 지나 피눈물나는 재활훈련을 거쳤다.

“역도가 질리고 싫어졌다.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6개월간 막 살았다. 2초만 눈을 감고 있으면 부상 장면이 리플레이됐다. 불면증에 시달려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재활훈련중엔 굳어버린 팔을 강제로 꺾는 과정이 있었는데 너무 고통스러워서 정말 팔을 누가 잡기만 해도 움찔움찔하는 노이로제가 생겼다.”

그의 팔꿈치에 새겨진 한뼘도 넘는 길이의 흉터는 그간의 사투 과정을 잘 말해주고 있다. 사고 후 팔꿈치를 두 번 수술했다. 어깨 무릎 손목 수술팔꿈치 부상으로 받은 수술까지 합하면 총 7번의 수술을 받은 몸이다. 심지어 아직까지 통증도 남아 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생애 첫 아시안게임인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자신의 역도 인생을 걸었다.

그는 실의에 빠져있던 중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염종석 현 투수 코치의 수술자국 투성이의 등과 어깨 사진을 보고 힘을 냈다. 온몸을 헌신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소년 에이스의 영광의 상처에 감화됐다. 연습생 마인드로 지옥 훈련을 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서도 울지 않았떤 그가 전국체전 우승 후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펑펑 울었다.

역도계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85㎏급의 경우 인상 용상 합계 380~385㎏ 정도에서 금메달이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선수권에서 우승할 당시 그가 들어올린 무게는 368㎏이니 공식기록만 놓고보면 10여㎏이 못 미친다. 그래도 연습에서 못 들던 무게를 실전에서 들어버리는 그의 승부사적 기질이 발휘된다면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0년 광저우대회 때는 어깨부상으로 결장했던 사재혁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지옥에 다녀온 도전자”라며 “한국 역도에 대한 책임감”으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도전한다고 했다. 그의 아시안게임판 감동드라마가 24일 클라이막스를 맞는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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