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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진-김지연 검(劍)에 새긴 우정과 경쟁의 역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20일 아시안게임 여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목에건 이라진(24ㆍ사진 왼쪽)은 인천 동구청 소속이고, 은메달에 그친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26ㆍ가운데)은 익산시청 소속으로 이라진의 국가대표팀 선배이다.

다정다감한 김지연 선배는 늘 이라진의 우상이었고, 한편으로는 어떤 대회이든 결승전 또는 결승길목을 가로막는 숙적이기도 했다.

지연 언니와의 역대 맞대결서 6전6패였던 이라진은 2014년 9월 20일, 개인에게는 역사적인 날, 인천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중국선수와의 혈전으로 힘을 뺀 김지연을 제압하고 만년 2인자의 설움을 털어냈다.

지난해 6월 2013 아시아 선수권 여자 사브르에서 승승장구하며 준결승에서 중국의 강자 센첸을 15-6이라는 일방적인 스코어로 꺾으며 결승전까지 파죽지세로 올라간 이라진은 그러나 김지연에게 15-13으로 석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이제 지연 언니를 거의 다 따라왔다고 여겼는데, 막판 점수관리를 제대로 못해 무릎을 꿇었던 것이다. 4전4패째였다.


정상의 고비에서 좌절되자 이라진은 또다시 지연언니에게 2연패를 당한다. 그해 IOC 산하 스포츠 어코드(Sport Accrd)가 주최하는 러시아 월드컴뱃대회에서도 결승에서 김지연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고, 인천아시안게임을 두 달 앞두고 벌어졌던 아시아 선수권에서는 준결승전에서 만나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7-2로 앞서나갔으나 15-12로 역전패 당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이라진은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뒤 “13-6으로 앞서다 13-10으로 쫓길때엔 지연 언니의 추격에 초조했다”고 털어놨다. 런던올림픽 결승전에서 김지연이 대역전극을 펼치는 모습을 코앞에서 본 것은 물론 자신도 대 역전패를 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기중 이라진은 동시타에 자신의 승리인양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거나,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경기가 끝난뒤엔 김지연와 포옹하면서 우정을 과시했다.

김지연-이라진의 수정과 도전 과정은 한국 펜싱 실력을 크게 키웠다. 이들 두 사람이 참가하는 단체전에서는 지구촌 그 누구도 당해낼수 없는 세계 최강이다.

우정 역시 최강이다. 둘은 고등학교 1년 선후배 관계로 외출할 때마다 항상 같이 붙어 다닌다. 한 스승 밑에서 배우며 십수 년을 동고동락한 사이이기도 하다. 둘의 우정이 인천아시안게임을 더욱 빛내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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