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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세월호법의 해결사는 누구?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너의섬’ 여의도에는 3개의 대표 직업군이 자리하고 있다. 서여의도에 위치한 국회, 동여의도에 위치한 증권가, 그리고 동서에 걸쳐 분산되어 있는 방송사이다.

이들이 여의도에 위치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묘한 공통점이 발견된다. 방송에서 주인공이 연예인이라면, 국회에서는 국회의원이 주인공이다. 또 증권가에서는 주가를 이끄는 상장기업이 그 역할을 한다. 이들에 대한 평가가 방송에서는 시청률, 국회에서는 지지율, 증권에서는 주식가격 등 숫자로 표시되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수치에는 주인공의 역량이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관계자들의 영향도 적지 않다. 방송에서 프로듀서(PD)는 출연 연예인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주인공을 포함해 모든 출연자들의 인기와 직결된 역할을 한다.

증권가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의 역할이 상당하다. 상장 기업에 대한 이들의 평가가 실제 주가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블루칩, 옐로칩, 레드칩 등 기업 평가에 있어 이들의 리포트는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국회에서는 언론이 그 역할을 한다. 300명 정치인에 대한 언론의 평가가 해당 정치인의 지지율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똑같은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평가하고 해석하는 언론의 평가에 따라 여론의 지지율이 엇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외에도 예측 불허의 드라마가 펼쳐진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방송에서 드라마가 그 역할을 하며, 증권가에서는 대박 신화에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쏠린다. 국회에서는 주요 현안에 대한 정치인들의 결단이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런 직업적 공통점 때문에 국회에서의 정치활동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와 같은 느낌을 줄 때도 있다. 정치적인 이슈가 있는 곳에 항상 TV카메라와 기자들이 따라 붙고, 실시간으로 전파되는 외형만 봐도 그렇다.

하나의 방송으로 생각한다면, 지금 국회에서는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정치인들의 리얼 다큐가 방영되고 있는 셈이다. 5개월째 방영되고 있는 이 드라마의 주요 등장 인물은 여야 국회의원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주인공도 조금씩 바뀌는 양상이다. 당초 여야 원내대표가 협상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나섰다. 이들의 경우 국가권력서열 1,2위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꽉 막힌 정국의 주인공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입법부의 권한이라는 점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 의사일정을 직권으로 결정하고 세월호법 대안 마련에 나선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지연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은 게 사실이다. 각종 경제 활성화 법안의 국회처리가 발목 잡힌 탓이다. 야당은 국민들의 피로감을 해소하고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서라도 세월호특별법과 민생 법안을 연계 처리하겠다는 생각을 고칠 필요가 있다.

세월호 침몰을 둘러싼 후속 조치는 60년간 적폐의 진상을 파헤치고 대안을 찾는 만큼 쉽게 끝날 내용이 아니다. 미국 9.11 테러 진상조사 과정이 2년이나 걸린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시즌1이라면, 관련한 후속 조치 과정에서 시즌2,3,4 등이 줄줄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인내심이 필요하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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