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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 김구라, ‘토크쇼 생태계’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토크쇼 생태계’가 많이 변하긴 한 것 같다. 강호동, 유재석이 진행하는 토크쇼가 폐지되거나 5%가 넘지않는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다.

토크쇼의 강자였던 김구라는 과거 같으면 7~8개의 프로그램을 했다. 그러면서 항상 2~3개의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형국이었다. 그것이 당시에는 최선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다가는 살아남기 어렵다.

김구라는 최근 자신의 프로그램을 ‘라디오스타’ ‘매직아이’ ‘썰전’ ‘세바퀴’ ‘보스와의 동침’ 등 5개로 정리했다. 김구라에게 프로그램 5개란 결코 많은 게 아니다. 하지만 8개 시절보다 5개로 압축해 집중도를 높인 요즘이 오히려 더 힘들다.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이 김구라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김구라는 정치시사 분석 진행과 타 방송 프로그램까지 비판의 도마위에 올려놓는 ‘썰전‘을 제외하면, 거의 같은 기능과 역할을 맡고 있다. 토크쇼마다 포맷과 구성을 달리하지만 결국 김구라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비슷한 내용을 말하기도 하고, 여기서 한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 하기도 하니 그의 토크는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아내의 빚보증으로 심리치료를 받고, 아내를 제주도에 보내놨다는 등의 이야기는 3~4번 정도 한 것같다. ‘라스’에서 게스트에게 다른 곳에서 한 이야기를 절대 못하게 하고는 자신은 토크를 반복했다. 김구라가 아내 빚보증과 이에 따른 가족 관련 토크 등 가정사를 반복해서 얘기한다는 것은 김구라의 불안심리를 반영한다. ‘세바퀴‘에서 패널들이 “또 그 얘기냐”라고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자 “(보증 선) 액수가 많아요”라고 말했다. 김구라가 최근 1~2주 사이에 안정감을 되찾아가고 있어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개인사로 볼 때 꽤 심각했던 것 같았다.

김구라는 그 어느때보다도 토크하기가 힘들어졌다. 과거에는 독설이 빵빵 터졌다. 하지만 이제 토크가 유해지면 “재미없다” “이미지 관리 하냐”라고 하고, 독하게 하면 “독선적이다. 불편하다” “자신은 물어뜯기 좋아하면서 맞받아치면 못견딘다”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그 사이에서 김구라가 적절히 포지셔닝을 해야한다.

그럼에도 김구라는 직설적이고, 독하고 센 토크를 구사한다는 느낌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니 가정사마저도 시원하게 밝혀주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김구라 토크의 최대 장기는 속물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다. 연예인 누구가 부동산이 얼마 있다는 걸 폭로하는 건 신선했다. 그래서 단시일내에 독특한 캐릭터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제 이런 게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이미 과거의 시선이 돼버렸다. 동료 연예인을 까는 것으로는 계속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본인도 알고 있다.

결국 새로운 토크쇼의 포맷속에서 김구라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어야 한다. ‘비정상회담’을 보면, 어수선한 것 같아도 11명 비정상의 토크가 들을 게 있고 안건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이 입사지원서와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는 게 차별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타일러 라쉬의 발언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사실조차 의심하게 만든다.

하지만 ‘매직아이’에서는 아무리 땔감으로 토론의 불을 지펴도 이야기가 진행이 잘 안된다. 김구라가 ‘오지랖‘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하나마나 한 토크를 한다거나 ‘병풍’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오지랖’이라는 주제의 선정은 잘못됐지만, 뉴스시간에 나온, 직립보행하는 고릴라와 문희준의 요요는 충분히 이야기를 확장할만한 사안임에도 토크가 단절돼 버렸다.

‘매직아이’는 연예인들의 단순 토크만으로는 식상하다는 점 때문에 ‘뉴스‘를 차별점으로 내세웠지만, 아직 뉴스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 곳의 패널들은 어떤 안건도 수다를 떠는 것으로 바꿔버리는 ‘매직’을 지니고 있다.

또 하나 ‘매직아이‘에서 레이디 제인이 김구라에게 지적한 사항이기도 한, “왜 늘 죽상을 하고 있냐”는 말도 참고해야 한다. 토크쇼에서 인상을 쓰고 있는 김구라가 그리 보기 좋을 리 없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인상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이제 (김구라의) 토크와 (제작진의) 포맷을 좀 더 연구할 때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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