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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이수곤> 세금 복병과 최경환호의 한계
이수곤 소비자경제부장

첩첩산중(疊疊山中)에다 진퇴양난(進退兩難).

한국경제의 답답한 현주소를 극명하게 대변하는 사자성어들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이후 경제활성화 분위기가 고양되고있지만 곳곳에 복병이 도사리고있다. 모든 경제주체가 똘똘 뭉쳐 한 방향으로 나아가도 모자랄 현 상황이지만 정책은 사공이 많아 산으로 가고있고, 국회는 세월호 사건에 시간이 멈춰져있는 모습이다. 경제활성화 법안들은 먼지만 덮어쓰고 빛좋은 개살구가 되가고있다.

경제주체들이 최경환호에 기대를 가졌던 것은 가계소득 확충·기업투자 유도등 경기활성화를 통해 저성장을 극복하고 국가경쟁력을 키워가는 정책을 입안하고 실천에 옮겨가고있었기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최경환 노믹스와 엇박자를 보이는 정책들이 나와 고개를 갸우뚱하게한다. 대표적인 것이 서민 부담을 키우는 세금정책. 담뱃세는 그렇다 치고 지방세나 영업용 자동차세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경기활성화 정책과 상충될 수 있다.

세부담에 일부 부유층을 제외한 대다수의 소비가 위축되면 경기회복도 그만큼 늦어질 수 밖에 없어진다. 물론 전체 세금 증가 액수가 작아서 파급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올해 전세, 임대소득에 과세한다고 해서 살아나던 부동산 경기가 일시에 주저앉은 사례를 보면 결코 간단치가 않다.

더욱 당분간 선거가 없는 틈을 타 정부가 다른 세금도 올려 복지재정을 충당할 것이란 추측도 난무하는 실정이다. 경제는 심리이듯이 한번 증세 기조가 느껴지면 경제주체들은 지갑을 닫고 미래 불안에 대해 준비하는 모드로 갈 수 밖에 없다.

소득이 크게 늘지않는 상황에서 조세나 준조세 성격의 고정지출이 늘면 소비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비소비지출(조세나 준조세 성격)이 소득증가율을 앞지르면서 평균소비성향은 지난해 1분기보다 0.5% 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무엇보다 한국경제가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은 최경환 부총리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복지, 행정, 사회쪽에는 통제권이 못미쳐 향후 정책 추진에 불확실성과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복지부나 안전행정부는 발등의 불인 복지확대, 지방재정 확충에 방점을 두고 이를 해결하기위해 증세를 거론할 수 밖에 없다. 최경환호의 한계다.

결국은 대통령이 나서야한다. 경제주체들에 현 정부가 서민의 부담보다는 경제활성화에 더 주안점을 두고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해야하고 복지, 행정, 사회쪽에서 불쑥 불쑥 나오는 부처 이기주의적 정책들에 대해선 단속 또는 조정을 해야한다.

증세보다는 복지공약들을 수정하거나 시간을 갖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필요하고 포퓰리즘적 성격의 지출은 줄여야한다. 파이를 먼저 키워놓고 나눠먹도록해야지 곳간이 빈 상태에서 과도한 복지를 한다는 것은 공멸의 길이다. 세금을 건드리더라도 손쉬운 일률적 인상이 아니라 고소득 자영업자 과세 강화등 창조적 세원 발굴이 필요하다.

정부내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경제주체들에 자칫 잘못된 시그널이 보내지고 경기활성화를 위한 골든타임은 또다시 놓치게된다. 더이상 이슈를 만들기보다는 하나 하나 매듭을 짓는 것이 정답이다.

/lee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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