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는 17일 “한중일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일본이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역사를 직시하고 성의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대사는 이날 오전 밀레니엄서울힐튼 호텔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올해 초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으로 양국관계가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섰으며 양국 정상이 대일관계 문제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요한 공통인식에 다다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과 중국은 일본 문제에 있어서 비슷한 역사적 아픔을 겪었던 공동의 입장에 서 있다”면서 “중국은 한국과 협조를 강화해 일본이 역사를 직시, 반성하고 평화의 길을 걸으며 실질적 행동을 통해 이웃 국가와 세계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역사 왜곡 교육 등에서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한국은 중국의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로 국제적 지역적 평화와 번영을 추진하는 것이 양국이 짊어진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아베 정부가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 등으로 방위력을 증강하고 미국의 세계 전략에 호응해 중국을 압박하는데 대해 한국이 동참하지 않도록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 대사는 최근 한중일 3국이 차관보급 회의를 열고 외교장관회담을 연내 열기로 한 것에 대해 “환경, 자유무역협정, 사회문화교류 등을 주제로 다양한 외교채널에서의 대화와 협력이 악화된 중일 한일관계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면서 기본적인 동의를 표시했다.

그는 그러나 3국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서는 “중ㆍ일관계와 한ㆍ일관계의 문을 닫은 것은 일본”이라고 꼬집고, “일본이 결자해지의 측면에서 성심껏 진심을 보여야 한다”며 일본의 극우화 흐름이 동북아 정세를 정체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추 대사는 최근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북ㆍ중관계에 대해서는 “중국과 북한 간에는 줄곧 정상적인 양자관계가 이어져 왔다”면서 선을 그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중 여부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라면서 “그 시점과 북ㆍ중관계를 관련짓지 말라”고 말해 북ㆍ중관계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다만 이달 말 유엔(UN)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열릴 장관급 회의에 대해 “한국과 중국은 물론 모든 나라가 받은 질문에 북한도 답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는 정상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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