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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담배값 인상
[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민생에 이롭게 사용되는 것으로 이 풀에 필적할 은덕과 이 풀에 견줄 공훈이 있는 물건이 그래 어디 있는가?”

애연가였던 조선의 22대 왕 정조가 담배를 배척하는 논리에 맞서 한 말(장석주 ‘철학자의 사물들’ 재인용)이다. 나아가 정조는 “온갖 식물 가운데 이롭게 쓰여 사람에게 유익한 물건으로 남령초보다 나은 것이 없다”면서 신하들에게 담배의 유용성을 상세히 적어 올릴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죽음의 연기’인 담배의 독성과 해악에 대한 사회적 경계가 형성되기 이전의 예찬론이다.

하지만 담배가 주는 순간적 쾌락과 환각, 덧없는 심리적 위안의 대가는 질기며 끔찍하고 치명적이다. 온갖 질병의 근원임에도 끊기 어려운 중독성이야말로 가장 큰 해악이다. 이 덫에 걸려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 치명적인 유혹에 무릎을 꿇고 있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도 수 차례 담배를 끊었지만, 중독과 금단증상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해 다시 시가를 물었다. 그는 결국 구강 전체에 번진 악성종양, 즉 담배로 인한 암으로 죽음을 맞았다.


정부의 담배값 인상 계획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세수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세금을 늘리려 한다는 편법증세 논란과 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늘어난다는 역진세 논란이 핵심이다. 이 논란은 국회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흡연자들은 나름의 방책을 구상하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담배값이 인상되면 절반 정도의 흡연자가 담배를 끊거나 줄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담배값 인상 논란으로 사회가 시끄러울 수 있지만, 담배에 관한한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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