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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구속조절 “요요 다루는 것 같다”
[헤럴드경제] “류현진은 공의 속도를 높이기도 하고 줄이기도 하는 등 구속 조절 능력이 특별하다. 마치 요요를 다루는 것 같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류현진(27)을 두고 한 말이다.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의 투구는 매팅리 감독의 언급 그대로였다.

류현진은 6⅔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하며 2-2로 동점이 된 7회초 2사 1루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와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비록 에이스의 기준인 15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으나 탁월한 완급 조절 능력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잭 그레인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등판 일정을 맞바꾼 류현진은 일정 변경 탓인지 경기 초반 영점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가장 큰 위기는 2회초였다. 류현진은 선두 타자 마크 트럼보에게 우익 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 애런 힐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 3루 위기에 몰렸다.

각각 143㎞, 145㎞ 직구를 던졌다가 안타를 내줬다. 다음 타자 코디 로스에게는부상 복귀 이후 첫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변화구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고 애리조나 타자들이 커브와 슬라이더에 대비를 잘하고 나선 듯 변화구를 번번이 커트해내자 류현진은 기어를 갈아 끼우듯 직구의 속도를 높여 전력으로 던졌다.

1회만 해도 142~148㎞에 형성되던 직구는 놀런 레이몰드를 상대로는 153㎞까지 끌어올려 삼진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터피 고즈위시에게도 초구부터 151㎞ 직구를 뿌린 류현진은 좌익수 칼 크로포드의 호수비로 아웃 카운트를 2개로 늘렸다.

투수 체이스 앤더슨에게는 151㎞짜리 직구 네 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날 가장 느린 직구(140㎞)와 가장 빠른 직구(153㎞)의 구속차는 무려 약 13㎞차이가 났다.

같은 투구 동작으로 속도 차이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류현진은 자유자재로 이를 해냈다.

한국프로야구에서도 ‘허허실실’로 던지다가 정작 고비처에서는 급가속을 밟듯 강력한 직구로 타자들을 돌려세우며 많은 경기를 완투했던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이 직구 스피드를 153㎞까지 끌어올리자 커브와 슬라이더의 위력은 배가됐다.

3회, 4회, 6회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순항하던 류현진은 그러나 7회초 선두타자 애런 힐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코디 로스케에는 커브를 던졌다가 왼쪽 담장을 직접 때리는 2루타로 연결되면서 첫 실점했다.

류현진은 다시 직구 스피드를 높였다. 레이몰드를 삼진, 고즈위시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대타 A.J. 폴록에게는 변화구는 버리고 150~153㎞ 직구를 계속해서 던졌다.

그러나 경기 초반 페이스를 너무 빠르게 올린 탓인지 151㎞짜리 직구가 좌전 안타로 연결되면서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뼈아픈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류현진은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자신이 얼마나 효율적으로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지를 입증했다.

류현진의 승률은 7할(14승 6패)에 달한다. 같은 팀 동료인 클레이턴 커쇼(승률 0.850)에 이어 내셔널리그에서 2위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그렇게 빠르지 않은 직구 스피드를 갖고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는 비결은 특유의 완급 조절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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