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취재X파일]최경환의 디플레이션 경고 금통위에 먹힐까
[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9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2일 열립니다. 8월에 이어 이달에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관심입니다. 찬반 양론이 팽팽하고 전망도 엇갈립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달 28일 한경밀레니엄포럼에 참석해 “한국이 디플레이션 초기에 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5년차 정도에 진입한 것 같다”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부총리의 발언은 내수 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디플레이션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라며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경제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디플레이션은 통화량 축소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입니다.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베 내각‘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디플레 탈출(デフレからの 脱却)’입니다.

최 부총리의 디플레이션 발언은 금통위를 향한 호소 또는 압박 성격이 강합니다.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내렸으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기재부가 최 부총리에게 보고한 ‘1990년대 일본의 디플레이션 정책 대응의 교훈과 시사점’이란 제목의 자료가 하나 있습니다. 이보고서는 지난 2002년 미(美) Fed가 작성한 것인데, 최 부총리가 의미 있게 읽고 숙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고서에는 1990년대 일본의 정부, 연구기관, 금융시장 등 핵심 집단들이 모두 디플레이션 예측에 실패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또1992~1993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쳤음에도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수년 안에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본 경제는 1996년 일시적으로 회복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키는가 싶더니 그 후 장기 침체 국면에 진입해 버렸습니다.

보고서는 일본이 1990년대 초부터 선제적이고 과감한 통화정책을 시행했더라면 디플레 발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의 중요성은 정책의 실효성 측면에서 디플레이션 진입 전 과감한 선제 대응이라고 지적합니다.

보고서는 또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을 때는 정부의 재정정책과 한은의 통화정책이 동시에 시행돼야 효과적이라면서 그래야 양쪽 정책 중 어느 한 편만을 과도하게 추진할 때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고 끝을 맺습니다.

최 부총리의 디플레이션 발언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라고 하지만 아직은 연 3%대 중후반의 성장을 보이는 우리나라와 0%대의 일본을 비교하면서 정책 최고 당국자가 디플레이션을 직접 언급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쏠립니다.

chuns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