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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당량조차 없는데…산업계 “내년 사업계획도 못짤 판”
배출권거래제 내년 시행…남은 기간은 고작 4개월…
기업별 할당량 빨라도 11월께 결정
비용산정 늦어 내년 사업계획 차질

배출허용총량 상향·간접배출 제외 등
업계 “부담 최소화 조치·보완책 필요”
탄소배출저감 강화 신기술 확보 분주

“배출권거래제 시행까지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는데 할당위원회도 열리지 않은 상황이다. 할당량 숫자도 나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대응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철강업체 관계자)

정부가 배출권거래제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키로 결정하면서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4개월 동안 제대로 된 대응책 마련이 쉽지않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달 안에 할당위원회를 열어 최대한 빨리 할당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지만 기업별 할당량이 정해지려면 빨라도 10~11월은 되어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9월 말부터 올 해 결산 및 내년도 예산 산정에 돌입하는데 배출권거래제에 따른 비용 산정이 늦어지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산업계는 부담 최소화를 위한 보완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한편으로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기술확보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배출허용총량 상향ㆍ간접배출 제외…보완책 필요”= 정부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2015~2020년까지의 장기 배출 전망치(BAU)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산업계는 BAU 재산정 과정에서 산업계 인사들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출권거래제의 연착륙을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행 이전에 배출허용총량을 상향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1차 계획기간(2015~2017년) 기업들의 부담을 최소화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예비분 공제분(5%)의 사전할당 전환, 간접배출(전력, 스팀 등) 제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광림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연구원 전략조정실장은 “현재 예비분으로 떼놓은 5%를 사전할당량에 포함시키는 대안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업종별로 5%정도 할당량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간접배출도 제외해야한다. 발전부문의 경우 부담 비용이 전기요금에 전가되면 이중, 삼중으로 부담을 지게된다”며 “정부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유럽연합(EU)의 배출권거래제(ETS)도 간접배출을 이중규제로 판단해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기술 확보ㆍ친환경 공정 강화…대응책 마련 분주=기업들은 에너지 절감 신기술 확보 및 이제까지 해왔던 탄소 배출량 저감 활동들을 이어가며 정부의 후속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화학업계는 신기술 도입과 내부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은 미래형 에너지 절감 신기술을 도입해 에너지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고효율ㆍ친환경 공정개발, 열에너지 교환네트워크 구축, 축열ㆍ축냉시스템과 같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 도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2년부터 시행된 에너지 목표관리제에 따라 장치 및 공정효율화 작업을 착실히 진행해온 만큼 앞으로는 관련 분야의 내부 전문가 양성에 집중할 예정이다. 직원들에게 온실가스 배출권 관련 자격증 취득도 독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탄소 배출 저감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고로 수재슬래그를 친환경 시멘트로 대체하고, 철강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분리하거나 회수한 열에너지를 재활용해 열효율을 증대시키는 등의 친환경 공정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의 지난해 탄소배출량은 7483만t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정부가 예정대로 배출권거래제를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배출권 거래 기준가격인 1만원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산업계의 배출권 구입비용은 약 3조원,
과징금은 최대 8조5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국제강도 철강 가열로에 사용되는 에너지원을 벙커C유에서 청정에너지인 LNG로 교체해 탄소배출량 절감에 나서고 있다. 또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온실가스배출을 최소화한 신개념 전기로 제강 공법인 에코아크(eco-arc) 전기로를 도입해 기존 공법보다 최대 30%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 해 안으로 순천 냉연공장의 ISO 50001 인증 취득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순천 냉연공장이 인증 취득을 완료하게 되면 현대제철 전 사업장이 ISO 50001을 인증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에너지 운영비용 절감 및 기후변화, 온실가스 규제 등에 대한 대응능력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ISO 50001은 지난 6월 15일 발표된 에너지 관련 국제규격(ISO)으로 기업이 주요 에너지 사용을 분석하여 절감 우선순위를 정해 개선하고, 에너지 운영 전과정을 시스템화하여 그 적합여부를 인증하는 경영시스템이다.

김윤희ㆍ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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