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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고1부터 수능 필수과목 지정…학부모들 막막·일선학교도 혼선
“우리역사 공부는 당연” 긍정론속…“또 다른 사교육 조장” 반대도



앞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포함돼 절대평가로 시행되면서 교육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를 수능에서 한국사는 필수 과목으로 출제된다.

이에 예비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 교육단체 간 혼란을 보이면서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팽팽하게 나뉘고 있다. 고1이나 이보다 어린 자녀를 둔 일부 학부모들은 당장 한국사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긍정론이 눈에 띈다. 한국사는 당연히 알아야 하고, 이를 수능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역사는 평가 기준에 넣어 어떻게 해서든지 (성적에)반영시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부정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학생들이 진도와 시험 스트레스에 억눌리다보면 역사를 받아들이고 진정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달달 외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사가 수능 스트레스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고1부터 세밀한 한국사 수능 대비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는 셈이다. 이에 한국사가 수능에 필수로 포함되는 것은 둘째치고, 수시로 수능 제도가 바뀌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만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수능 정책이 일관성이 없어 아쉽다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을 둔 한 학부모는 “딸아이가 국사를 평소 어려워 하는데, 이번 수능안을 보니 큰 일 났다 싶다”며 “당장 국사를 같이 공부하고, 겨울방학때는 유적지 탐방을 하는 등 아이의 한국사 이해를 넓히기 위한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성북구에 사는 김동주(42) 씨는 “한국사가 필수가 되고, 영어 A, B 등 정리가 돼도 좋은데, 문제는 수능정책이 워낙 자주 바뀌니까 학부모들이 따라가기가 벅찬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교육 전문가들의 견해도 대체로 같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2014학년도 수준별 수능 첫 도입, 2015학년도 영어 수능 A, B형 폐지, 2016학년도 재수 시 한국사 필수 응시, 2017학년도 한국사 필수 지정 및 국어 A, B형 폐지로 4년 연속 시험제도가 바뀌면서 수험생들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교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한 교사는 “교과서 한두권에 너무 많은 내용을 압축해서 넣다보니 1주일에 3시간 수업으로는 내용 이해에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수능 필수 과목 지정으로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이 줄어드는 효과는 분명히 있겠지만, 과연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될 것인지는 시험과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일각에선 한국사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학교에서는 시간 부족으로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역사적 사건의 배경이나 유물, 유적에 관련된 내용을 사교육만이 제공할 수 있는 수업방식으로 학생들의 발길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일부 자연계열 학생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상위권 대학에서 한국사 기준을 1등급으로 설정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다른 탐구과목과는 다르게 절대평가이고, 1등급 구간을 10점으로 배정한 것은 수험생의 부담감을 줄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했다. 김 소장은 “탐구영역 시험시간이 30분 늘어나고 풀어야 할 문항수가 20문항 늘어남에 따라 수험생들의 부담증가는 불가피해졌다”고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와 관련해 “한국사 과목을 필수로 응시하도록 결정됨에 따라 대학은 한국사 과목 필수 취지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로 대입에 활용하도록 권고할 것”이라며 “수시ㆍ정시모집에서 최저학력기준 설정이나 자격기준으로 응시여부 설정 등의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응시하게 되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세부내용을 지난 2일 발표했다. 한국사 영역은 필수로 운영되며, 국어ㆍ영어 영역은 공통시험으로, 수학 영역은 가ㆍ나형 시험으로 운영된다.

교육부의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에 따르면 한국사 영역은 4교시에 탐구영역과 함께 실시되며, 20문항에 시험시간은 30분이다. 이에 따라 4교시 시험시간은 60분에서 90분으로 늘어나게 된다.

성적은 상대평가에 따른 표준점수, 백분위점수, 등급을 제공하는 다른 영역과 달리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제공한다. 만점은 50점이며, 등급을 분할하는 원점수는 1등급과 2등급의 분할점수인 40점을 기준으로 5점씩 낮아진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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