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CCTV, 계획범죄엔 효자…충동범죄엔 무용지물
-절도와 강도 예방효과 기간별로 다른게 특징
-절도는 단기간 예방효과, 강도는 1년뒤 효과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최근 현직 지검장의 공연음란 행위 논란에 ‘결정적 해결사’ 역할을 한 방범용 CCTV(폐쇄회로 TV). 하지만 CCTV가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가운데 범죄 유형별ㆍ기간별로 CCTV의 효과가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존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CCTV는 폭력 범죄ㆍ알코올과 관련된 충동적인 범죄보다는 자동차 절도나 강도 등 사전에 계획을 하는 재산범죄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연구 역시 이같은 결론을 유추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절도와 강도 예방 효과가 기간별로도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밝힌 것이 특징이다.

최수형 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과 이순래 원광대 교수, 박철현 동의대 교수는 ‘방범용 CCTV와 범죄예방 효과:안산시 통합관제센터 개소를 중심으로’(한국범죄학 제7권 2호)라는 보고서에서 절도 범죄는 CCTV 설치 후 단기간에 범죄 예방 효과가 있었고, 강도는 단기간보다는 설치 후 1년 뒤에 범죄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연구는 안산시의 CCTV통합관제센터의 개소를 알리는 보도시점인 2010년 4월을 기준으로, 안산시와 시흥시의 절도ㆍ강도ㆍ손괴 범죄 발생건수를 전후 3개월, 6개월, 1년, 2년 단위로 각각 분석해 이뤄졌다. 시흥시는 안산시와 인구밀도, 인구성장률, 외국인 비율 등의 특성이 비슷해 비교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안산시는 CCTV 대수가 시흥시보다 약 3배 많고, 관제센터 직원수도 5배 이상 많으며 24시간 감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안산시의 범죄 건수를 시흥시와 비교해 증감 정도를 살펴본 결과, 절도는 3개월,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는 범죄감소 효과가 나타났지만 1년이나 2년 같은 장기간에는 오히려 범죄 증가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감소 효과는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통계적으로 가장 의미가 있었다.

이에 비해 강도는 단기간보다는 CCTV 설치 후 1년이 지난 뒤에 단기간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범죄감소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정도로 나타났다. 다만 효과가 1년을 넘어 2년까지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또 손괴범죄는 기간별 증감을 반복해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손괴는 설치 후 3개월 동안에는 감소, 이후 3개월 간은 증가, 그 후 6개월, 1년 간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보다 정밀한 연구가 뒤따라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결국 안산시의 CCTV통합관제센터 가동은 절도에 있었서는 단기간에 범죄예방 효과가 분명히 있었고, 강도의 경우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1년이라는 기간 뒤에 범죄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최수형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지자체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CCTV 설치가 투자인력 및 예산에 상응하는 범죄 예방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결과”라며 “대규모 CCTV 확대설치는 보다 엄밀한 효과 평가가 충분히 이뤄진 뒤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onjoo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