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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단원고 차웅군’ 짝사랑사연 ‘애잔한 노래’로 나왔다
-어쿠스틱레인, 짝사랑 여학생 편지글 추모 노래로
-“괜한 오해살라 미뤘지만 용기내서 최근 곡으로 담아”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고(故) 정차웅(18) 군에게 평소 짝사랑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고백한 여학생의 안타까운 편지 사연(헤럴드경제 4월25일 9면 참조)이 다시 한번 노래로 만들어졌다.

포크 뮤지션 어쿠스틱레인(Acoustic Rainㆍ본명 김태형)은 27일 “세월호 사고 이후 기사를 통해 여학생의 마음 아픈 사연을 접하고 ‘차웅아 ~!♥’라는 제목의 추모곡을 만들었고 이를 지난 22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유리병에 붙어 있던 여학생의 사랑고백 편지<사진> 내용을 기초로 해서 여학생의 마음을 담아 노랫말을 쓰고 멜로디를 붙여 추모곡을 만들었다”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든 곡이 아니며 정치와도 무관한 순수한 추모 노래”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 곡은 유튜브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들을 수 있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뮤지션리그 코너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김 씨는 “노래 가사에 여학생의 마음을 담으려고 최대한 노력했다”고 했다. 


‘차웅아 ~!♥’의 가사 중에는 ‘가끔은 비가 되어 내 창가에 내려주겠니 가끔은 바람 되어 내 가슴에 불어주겠니/ 해마다 봄이 오고 4월이 또 찾아올 때면 노란리본을 내 가슴에 꼭 달아둘게/ 진작 사랑한다고 말할 걸 고백할 것을 또 눈물이 주르르르 흐른다’ 등의 대목이 나온다.

김 씨는 “친구들을 구하려고 애쓰다가 차웅 군이 숨졌고, 그런 차웅 군을 평소 좋아했던 여학생이 뒤늦게 고백 편지를 쓴 사연을 처음 알게 됐을 때 한참 울었던 기억이 있다”며 “2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도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김 씨는 선한 취지에서 추모곡을 만들었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세간에서 괜한 오해를 받을까 세상에 내놓기에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곡은 이미 지난 5월 완성되었으나 추모 분위기에 편승해 곡을 만들었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주위의 걱정에 발표를 한참 뒤로 미루기로 했다.


아내 역시 추모의 의도라고 하더라도 차웅 군의 부모님이나 해당 여학생이 곡을 듣게 되면 행여 마음이 더 아플 수 있지 않겠느냐며 발표를 말렸었다. 김 씨는 “하지만 사람들이 세월호 사건을 조금씩 잊어가는 것 같았고, 심지어 유족들을 곱지 않게 보는 분위기까지 생겨났다”며 “무엇보다 유족분들이 세월호 사건을 잊지 말아달라는 말이 마음에 남아 조심스럽게 노래를 세상에 내놓게 됐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의 노래 소개 글 말미에다가 이렇게 적었다. ‘지금도 너무나 커다란 고통 안에서 울고 있는 많은 희생자분들의 가족분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4월24일 숨진 학생들을 추모하는 안산 단원고 담벼락에는 한 여학생이 친구들을 구하다가 숨진 정차웅 군에 대한 고백 편지를 유리병에 붙여놔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그 편지에는 ‘내 고백 받아주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어서 돌아와. 진작 좋아한다 고백할 걸’ 등의 내용이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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