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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큰 선물+명승부’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된 남자프로골프
[헤럴드경제=고성·조범자 기자] “산타할아버지 같아요.”

24일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바이네르 파인리즈 오픈 최종라운드가 펼쳐진 강원도 고성 파인리즈 골프장. 한 신사가 탄 카트 주위로 갤러리들이 모여들었다. 카트엔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우산과 바나나, 그리고 차가운 생수와 아이스크림이 가득 들어 있는 큰 아이스박스가 실려 있었다. 신사는 뭐든 필요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줬다. 모자라면 다시 클럽하우스로 돌아가 필요한 물건들을 채워왔다. 갤러리들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방해주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연신 “감사합니다”며 인사를 건넸다. 한 갤러리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같다”고도 했다.

[사진=KPGA]

바로 올해 처음으로 바이네르-파인리즈 오픈을 신설한 김원길(53) 안토니&바이네르 회장이다. 올해 KPGA 투어 2연승을 거두며 ‘깜짝 스타’로 떠오른 프로 3년차 김우현(23·바이네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김원길 회장은 나흘 내내 바이네르 회사의 상징 컬러인 오렌지색 바지를 입고 코스를 다니며 ‘매의 눈’으로 선수들이 필요한 게 없는지 꼼꼼하게 살폈다.

“아들이 우승하면 정규 토너먼트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평소 입버릇처럼 얘기해온 김 회장은 김우현이 지난 6월 해피니스 송학건설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고 다음 대회인 보성CC클래식에서 2연승하자 약속대로 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의 대회를 개최했다.

김우현은 “동료 선수들이 ‘아버님이 정말 좋은일을 하셨다’ ‘아버님께 감사하다고 꼭 전해달라’고 했다. 그런 말을 들으니 뿌듯했다”며 활짝 웃었다.

김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대회에 출전한 156명 선수들 전원에게 30만원 상당의 바이네르 구두를 선물로 안겼다. 당초 예선탈락한 선수들에게만 주기로 했던 계획을 바꿔 모든 선수들에게 통큰 선물을 쐈다.

김원길 회장은 “원래는 예선 탈락한 선수들만 주려고 했다. 그냥 집에 돌아가는 게 너무 안타깝지 않느냐. 그런데 선수들 모두에게 주기로 했다”며 “선수들이 (대회를 만들어줘)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오면 기분좋고 뿌듯하다”며 웃었다. 바이네르 측은 초대권을지참한 갤러리들에게 모두 구두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펼쳐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선물은 또 있었다. 대회 공동 타이틀스폰서인 파인리즈리조트는 초대 챔피언 박상현과 2위 맹동섭, 3위 류현우에게 명예 회원증을 선사했다. 파인리즈리조트 측은 “선수들의 좋은 플레이에 보답하고 남자 프로골프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한다는 의미에서 명예회원증을 준비했다. 파인리즈리조트와 골프장을 회원 자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네르와 파인리즈리조트, 두 타이틀스폰서의 깊은 뜻이 전해진듯 선수들도 이날 최종라운드서 파워넘치는 샷과 그림같은퍼트로 명승부를 펼치며 갤러리들을 환호케 했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처럼 풍성한 선물과 뜨거운 명승부로 가득찬 남자 프로골프 대회가 모처럼 흥겨운 축제의 장이 됐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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