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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계 “대통령, 세월호 유가족 면담하라”
[헤럴드경제] 종교계 4대 종단 지도자들이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특별법 제정과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단식 중인 세월호 유가족을 찾아 위로를 전했다.

세월호 참사 128일째인 21일 오후 5시30분께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 서정기 성균관 관장, 정인성 원불교 교무는 광화문광장에서 39일째 단식 농성 중인 ‘유민아빠’ 김영오 씨의 천막을 방문했다.

김병권 가족대책위 위원장 등이 이들을 악수로 맞으면서 천막 출입구를 가린 천을 걷어 올리자 이불을 가슴팍까지 덮고 누운 김씨의 모습이 드러났다.

김씨는 이날 몸 상태가 좋지 못해 모든 면회를 거절하고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다. 그는 전날 청와대 민원실을 직접 찾아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기도 했다.

4대 종단 지도자들은 김씨 곁에 앉아 손을 잡았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그는 “찾아줘서 고맙다”고 말한 뒤 눈을 감고 묵묵히 이들 이야기를 들었다.

김영주 총무는 “종교인들이 책임을 다 못해 미안하고 앞으로 힘을 합해서 뜻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정기 관장은 “단식이 오래가니 국민들이 매우 가슴 아파하고 있다. 걱정 말고우리를 믿고 용기를 가져달라”고 위로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바라는 소원이 성취되기를 기도하고 기원하겠다”며 “40일 동안 굉장히 힘들게 단식했을 텐데 잘 이겨내시라”고 격려했다.

김병권 대책위 위원장은 “종교계가 나서서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들을 만나도록 힘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10분여 동안 이어진 면담은 지도자들이 각자의 종교에 따라 기도를 하며 마무리됐다.

면담 후 각 종단을 대표해 김영주 총무는 “유민 아빠가 원하는 바대로 대통령이(김영오씨를) 면담했으면 좋겠고 진상 규명이 정확히 될 수 있는 특별법이 통과됐으면 하는 바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의 아픔을 혼자 가슴에 묻고 단식하는 유민 아빠에게 감히 권할 자격은 없지만 단식을 풀라고 권고했다”며 “우리 앞에서 한 생명이 시대의 고난을 짊어지고 죽어나가는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시대가 준 책임을 종교인들이 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세월호 사고는 사회가 반드시 풀고 가야 할 문제며 국민들도 관심을 두고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도자들은 세월호 유가족과 3일째 단식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시민들이 있는 농성 천막들을 돌아봤다.

자승 총무원장은 유가족 천막에서 “잘 될거라 믿었던 세월호 특별법 문제가 생각 외로 해결이 될 듯 말 듯 하면서 여러분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 생각하며 이겨내달라”고 격려했다.

4대 종단 지도자들은 “도와주십시오. 우리 유가족들은 지금까지 기다렸습니다”라는 유가족들의 간절한 호소를 가슴에 담아 오후 5시50분께 농성장을 떠났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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