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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주택 수요 전세로만 몰린다
물량 부족한 데다 대출받아도 호가 올라 매수 포기
서울 매매-전세가 격차 역대 최저
전세 쏠림 강북에서 더 두드러져
일부선 미리 계약금까지 걸고 대기


전세가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와 평균 전세가 격차가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LTV·DTI 비율을 완화하는 등 주택 매매수요를 자극하려고 애쓰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8월들어 거래가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은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전히 수요는 매매보다는 전세에 치우쳐 있는 듯한 모습이다. 부동산써브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평균 전세가의 격차는 지난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햐향곡선을 그리면서 이달 초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KB국민은행의 시황자료를 봐도, 서울의 전세가격(8월11일 기준)은 전주 대비 0.05% 상승해 11주 연속 오름세를 지켰다. 같은 기간 매매가 상승률은 0.02%에 그쳤다.


전세 쏠림은 강남권보다는 강북에서 더 두드러진다. 성북구, 동대문구, 노원구, 은평구 등이 대표적이다. 성북과 동대문은 전세가율이 70%를 넘었고 일부 80%에 육박하는 단지도 있다. 이 지역의 공통점은 전셋값이 오르는 사이 매매가는 정체되거나 떨어졌다는 점이다.

실례로,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북한산래미안 전용면적 84㎡의 지난달 말 기준 평균 매매가는 5억2500만원으로 1년 전과 거의 비슷하지만, 전세가는 지난해 2억8500만원에서 지금은 3억7500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전세 수요가 줄지 않는 이유는 우선 매도자와 매수자가 느끼는 기대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수요자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치 못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집주인들은 집값이 살아난다는 기대감으로 매매 호가를 올리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다.

높은 전세가에 부담을 느끼는 세입자들은 대출을 받아서 아예 집을 사려고 계획하면서도, 호가가 높아 완전히 매매로 이어지진 않는 것이다. 노원구 상계동 우림공인 관계자는 “재계약을 앞둔 세입자들 열에 넷 정도는 ‘이참에 아예 집을 사는 건 어떻겠냐’며 매매 문의를 해오지만 막상 집주인들이 호가를 2000만~3000만원씩 올리면 거래가 무산되기 일쑤”라며 “매도자들과 매수자들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순수한 전세매물이 부족한 것도 전세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자, 집주인들 입장에선 기존의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려는 유인이 커지면서 전세 공급량이 줄어든 것. 성북구 길음1동 N공인 관계자는 “손님 입장에선 매달 꼬박꼬박 월세를 내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전세는 매물이 나오는 동시에 나가버리니까, 일부 손님은 미리 계약금까지 걸어놓고 전세 매물을 대기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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