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은 지난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2014 서울 세계태권도지도자포럼’에 참석했다. 정만순 국기원장은 박 시장에게 이번 행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공로로 태권도 명예 7단증을 수여하고 태권도복을 증정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매스컴들의 요청에 따라 정장 차림에 선물받은 태권도복 상의를 걸친 채 태권도 자세를 취하며 포즈를 취했다.
이 사진을 접한 한 격투기ㆍ무술 전문가는 “태권도 자세라기보다 복싱 자세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주먹을 쥔 채 양팔을 올린 자세나 양발을 모두 굽힌 스탠스로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보폭이 넓고 무릎을 굽히고 있으면 발을 제대로 쓸 수가 없어 태권도 등 발차기를 주로 하는 무술에선 이런 자세를 쓰지 않는다”며 “양팔 가드 높이가 너무 낮은 것은 흠이지만 다리 자세만 보면 영락없는 복싱”이라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박 시장은 태권도 명예7단이 된 자리에서 태권도 자세를 취하지 않고 복싱 자세를 취한 셈이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태권도복 상의를 입고 태권도 겨루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무카스] |
반면 태권도 미디어 무카스의 한혜진 전문기자는 박 시장의 자세가 전형적인 태권도 겨루기 자세에 부합한다며 비교적 우수한 자세라고 평가한다.
한 기자는 “주먹을 쥔 채 양팔을 드는 것은 상대 발차기를 막기 위해 겨루기 준비자세에서 필수적으로 취하는 동작으로, 복싱만 이런 자세를 취하는 건 아니다”라며 “턱 높이까지 올라오는 복싱과 달리 태권도는 가슴 높이까지 양팔을 드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 시장이 취한 스탠스 또한 엘리트 선수들의 무릎을 편 자세와는 다르나 다수의 일반 수련자들이 보편적으로 취하고 있는 자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시장이 명예단증을 받았던 역대 정치인 중에선 가장 자세가 좋지 않나 생각한다”며 “태권도를 실제 수련한 바 있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명예9단증을 받고 취했던 자세보다 오히려 더 뛰어난 자세”라고 호평했다.
국기원의 명예단증을 받은 주요인사는 버락오바마 미국대통령(명예9단), 토마스바흐 IOC 위원장(명예9단),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명예7단), 카데르 아리프 프랑스장관(명예7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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