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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다 깨면 또 ‘동공’…안전에 구멍 뚫린 서울시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안전 서울’을 강조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이 석촌지하차도(송파구 석촌동)에서 발견된 무더기 동공으로 민선 6기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유럽순방 직후 동공 현장을 찾아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발견되는 동공으로 주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석촌지하차도에서 확인된 동공(싱크홀 포함)은 모두 7개로, 지난 5일 첫 신고된 싱크홀 이후 6개의 동공이 추가로 발견됐다.

규모가 확인된 4개 동공은 대형버스가 파묻힐 정도로 거대하다. 지난 13일에 발견된 동공은 폭 5~8m, 깊이 4~5m, 길이 80m에 이른다. 통행하는 차량이 있었다면 추락사고로 인명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동공 7개가 모두 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촌지하차도는 모래와 자갈이 많은 충적층 지반인데, ‘쉴드공법(원통형 기계를 회전시켜 굴착하는 공사 방법)’으로 터널을 뚫으면서 쓸려간 토사의 빈 공간을 방치해 큰 구멍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쉴드 공법은 지반이 약한 곳에 적용할 때는 보완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지반 침하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그러나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석촌지하차도 주변 건물 지하로 동공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동공은 지하철이 움직이는 종방향으로만 확인됐고, 횡방향으로 진행된 동공은 확인된 바 없다”면서 “석촌지하차도와 같은 지층에서 같은 기계로 터널을 뚫은 다른 공사 구간 8개 지점을 조사했지만 추가로 발견되는 동공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자고 나면 발견되는 동공에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안 그래도 인근 제2롯데월드 공사장에서 발생한 잦은 사고로 안전에 민감한 상태인데, 서울시가 시행하는 지하철 공사장에서도 안전에 구멍이 뚫리면서 체감하는 안전 위협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잠실에 거주하는 김지현(25ㆍ여)는 “저녁마다 석촌호수로 운동을 나갔는데 싱크홀 기사를 보면서 아예 헬스장을 등록했다”면서 “‘갑자기 땅이 꺼지면 어떡하냐’는 생각에 자주 가던 석촌호수 옆 카페도 못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동공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서울시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안전은 지난 6ㆍ4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이 내건 0순위 공약이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원인 조사와 대책 마련이 끝나면 시공사와 관계 부서의 과실 여부를 따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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