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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박지원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나를 대북 특사로 보내달라”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사석에서 기자들과 만나 곧잘 이런 농담을 던진다. 그러나 그의 ‘곧잘 농담’엔 뼈가 들었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실무 협상의 ‘설계자’가 박 의원이었다. 남한 내 대표적 ‘지북(知北)파’인 박 의원이 지난 17일 방북한 것에 언론이 관심을 쏟는 것도 사실 이 부분 탓이 크다. 앞뒤 자르고 말하면 실은 ‘박근혜-김정은의 만남’이다.

박 의원은 18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지난 주말 방북과 관련 “의미있는 대화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난을 했지만,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비난을 하고 있지 않은걸 보면, 그들의 말마따나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자기들도 준비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 방북의 표면적 의미는 화환 수령이 전부였다. 18일 김 전 대통령 5주기 행사에 사용될 꽃이다.

그러나 그의 방북에 쏠리는 이목의 종착점은 ‘남북 관계 개선’이다. 현재 남북한은 다음달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응원단을 보내는 것을 두고 협상을 진행중이다. 올해 초 박 대통령은 ‘통일 대박론’을 밝혔고, 통일 독일의 상징지역인 독일 드레스덴도 방문했다. 이 때문에 7년만에 북을 방문했던 박 의원의 행보에 자연스레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야당 내에서도 박 의원의 행보는 비상한 관심 거리다. 최근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와중에서도 박 의원의 ‘물밑 채널’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원내대표인 박영선 의원과도 그는 막역한 관계다.

또하나 박 의원은 자천타천 차기 당대표에 상당히 근접한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두 번의 야당 원내대표를 맡았다. 여당 정치인들과의 친소관계, 정치적 협상력 등에 있어서도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는 게 박 의원이다. 언론과의 관계에서도 그는 새정치연합 내 의원들 중 수위권에 꼽힌다.

박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내던 시절, 매일 새벽 4시에 기상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대통령에게 아침보고를 올린 것으로 기억된다. 별다른 정치 경력이 없던 박 의원을 김 전 대통령이 신임했던 것도 그의 ‘성실함’ 때문이었다는 해석이 많다. 지북파인 그가 남북관계 개선에 어떤 도움이 될지, 자신의 바람대로 내년 초 ‘성실한 당대표’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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