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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시황이 안부럽다’…中갑부 ‘고급집사’ 붐
[헤럴드경제=박영서 베이징 특파원]중국에서도 ‘집사’ 시대가 열리고 있다. 중국의 슈퍼리치들이 ‘신분 상징’의 하나로 말쑥한 제복을 차려입고 집안의 모든 살림을 책임지는 서양식 집사를 찾고있는 것이다. 서양의 귀족이나 갑부들의 집에서나 볼 수 있는 집사들이 이제 중국인 부자집에 가서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집사 양성 교육기관인 ‘국제버틀러아카데미(International Butler Academy)’가 이달초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분교를 설립했다.

청두의 부동산 업체와 합작으로 설립된 청두 분교의 교육과정은 접대와 집사 교육 두 가지로 나뉜다. 3주 일정의 접대교육 과정은 호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며 2만7000위안(약 450만원)의 수강료를 내야한다. 6주 일정의 집사 교육 과정은 4만위안(약 667만원)의 수강료를 내야한다.

학생 정원은 총 25명으로 학생들은 주로 청두의 고급호텔,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등을 통해 모집된다. 학생들은 이 학교에서 예절교육, 집안업무, 여행수행에서부터 프랑스 와인과 쿠바산 시가를 어떻게 다루는 지까지 광범위한 지식을 실습을 통해 배우게 된다.

학교 측은 유럽과 미국 출신 강사 4명 외에 중국인 강사도 채용해 중국식 상차림 등 현지 실정에 맞는 교육과정도 개설했다.

휴양지로 유명한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의 한 별장에서 주인과 손님들을 맞기위해 집사들과 경비원들이 도열해있다.

이 학교의 스위스 출신 교사는 “중국은 세계적인 미식문화를 자랑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높은 수준의 서비스는 없다”면서 “중국인들에게 새로운 접대문화를 보여줄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서양에서 ‘집사’는 사양업종이다. 국제전문집사협회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1930년대말 3만명에 달했던 집사 수가 현재는 약 1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서양에선 집사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신흥부자들이 많은 중국에서는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국제버틀러아카데미의 로버트 웨네케스 회장은 “매일 중국에서는 새로운 백만장자들이 생겨난다“면서 “최근 중국의 한 회사로부터 15명의 집사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중국 부자들에게는 그들을 잘아는 중국인 집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예전에 중국의 부호들은 ‘아이(阿姨)’라고 불리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집안일을 시켰다. 그러나 취미가 다양해지고 국제적으로 활동도 하게되면서 와인을 관리하고 리무진 서비스를 예약하며 미술품까지 다룰 줄 아는 서양식 집사가 필요해졌다.

이같은 집사를 통해 중국의 슈퍼리치들은 황제 등급의 서비스를 받기를 원한다. 집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중국에서 집사들의 몸값은 상당한 수준이다. 중국에서 취업한 유럽인 집사의 경우 연간 수입이 10만달러(약 1억270만원) 정도에 달한다. 중국인 집사 역시 1년에 최소한 2만달러(약 2050만원)는 받는다. 중국 대졸자의 초봉이 3000위안(약 50만원)이란 점을 보면 상당한 소득인 셈이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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