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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저환율? 그런거 몰라요”…서민은 뛰는 물가에 한숨만
최경환 경제팀 서민정책 효과는
월급 올라도 생필품 같이 올라 상쇄 
저환율→구매력 증가 낙수효과 기대
되레 해외여행 증가로 이어질 수도
새경제팀 환율정책 속도조절 필요성

빵, 커피 등을 주로 판매하는 식음료 분야 프랜차이즈 기업에 다니고 있는 김형수(28ㆍ가명) 씨의 연봉은 지난 3년간 꾸준히 소폭상승했다. 하지만 김 씨와 동료들은 임금상승을 실감하지 못한다. 생필품 물가도 덩달이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초 식품유통 대기업들은 과자, 즉석밥, 음료수 등 20대~30대 미혼들에게 필요한 품목들의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최근에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의 커피값도 올랐다. 김 씨는 “월급은 올랐지만 쓰는 돈은 더 많이 늘어났다”며 “내가 다니는 회사의 제품 가격이 올라 임금인상이 소용이 없어졌으니, 회사의 임금 인상이 고맙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최경환 경제팀이 저환율ㆍ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경제정책을 들고 출범한 가운데, 저환율이 고환율 정책보다 서민들에게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저환율이 실제로 서민들의 낙수효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낙수효과는 기업 및 부유층의 소득이 많아져 투자가 활성화되면, 경기가 부양돼 저소득층에도 혜택이 돌아가 소득 양극화가 해소된다는 논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6월 후보자일 당시 “과거 고환율정책으로 수출을 통한 경제성장을 했지만 국민들에게 돌아오지 않았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원화가치가 오르면 구매력이 좋아져 국민 소득이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실제로 저환율정책으로 원화가치가 오르면 수입물가가 하락해 소비자 구매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은 현실에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국내 관광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 내수진작은 어려워진다. 

‘원화가치가 오르면 구매력이 좋아져 국민 소득이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최경환 경제팀이 저환율ㆍ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경제정책을 들고 출범한 가운데, 저환율이 실제로 서민들의 낙수효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있고, 실제 일반 국민들은 피부로 저환율의 효과를 느낄수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골프체인 업체를 운영하는 이은하(30ㆍ여ㆍ가명) 씨는 “세월호 여파로 이용자가 크게 줄어서 최근 3개월가량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저환율은 오히려 해외 골프여행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울상을 지었고,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 역시 “환율이 너무 떨어지면 오히려 파는게 손해”라며 “경제정책이 반중소기업정책”이라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런 이유로 최경환 경제팀은 전통적인 낙수효과 대신 최근 ‘분수효과’에 초점을 맞춘 경제정책을 동시에 실행하고 있다.

개미들의 지갑을 열어 내수를 진작하는 것. 하지만 최근의 연이은 원고 행진으로 이런 경제정책이 실현가능할지 의문이다. 경상수지가 27개월째 흑자를 기록하면서 환율이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경우 앞서 언급한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는 소형개방경제기 때문에 저환율ㆍ원화강세가 지속되면 오히려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며 “정부가 환율정책의 속도를 조절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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